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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상수원 악취 유발물질 매년 급증...관리·감시 수준은 '제자리 걸음'

수자원공사, 시료분석 장비 총 2대 뿐...나머지 장비도 고장난 채 수년째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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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에서 악취를 유발하는 물질이 팔당호와 북한강 상류 등지에서 해마다 더 심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한국수자원공사(사장 이학수)의 수질관리 감시·대응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수자원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2700만 명의 주민들이 마시는 수돗물에서 매년 발생하는 악취를 막기위해 필요한 냄새분석장비와 제거설비 등 수질관리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수년간 팔당 취수장에서 검출되는 수돗물 악취 유발 물질 발생 상황은 악화되는 추세다. 악취 유발 물질인 '2-MIB'의 발생 농도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최고 70ppt 수준에 머물렀으나 지난 2018년에는 162ppt로 2배 이상 뛰었다.

악취 유발 물질이 발생하는 날도 매년 늘어 지난 2013년과 2014년에는 '2-MIB' 발생일이 한 해 3일에 불과했으나 2015년 34일, 2016년 15일, 2017년 30일, 2018년 22일로 최근 수년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와 같이 팔당 취수원에서 악취 유발 물질 '2-MIB'가 고농도로 발생하고 발생 날수 또한 늘어나고 있지만 수자원공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 않고 있다. 

'2-MIB'는 수돗물에서 흙냄새가 나게 하는 물질로 일반정수처리를 통해 제거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수자원공사는 수돗물 생산과정에서 오존살균, UV살균, 활성탄 흡착 등을 통해 추가 정수 처리한다.

우선 수년째 수자원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분석장비로는 악취 유발 물질을 제대로 분석조차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

악취가 발생하면 수자원공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 최소 30개의 시료를 분석해야 한다. 장비 1대는 하루 최대 20개의 시료만 분석가능하기 때문에 수자원공사는 한 취수원에 적어도 2개의 장비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수자원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냄새물질 분석장비 중 사용가능한 장비는 팔당취수장과 본부검사소에 각 1대씩 총 2대에 불과하다.

그나마 수자원공사가 보유한 나머지 분석장비는 연식이 초과되거나 고장나 수년째 사용이 불가능하다.

분석장비뿐 아니라 일부 정수장에서는 악취 유발 물질 제거 효율도 현저히 떨어졌다.

현재 UV처리를 통해 냄새물질 '2-MIB'를 제거하고 있는 일산정수장과 시흥정수장은 '오존 처리'하는 성남정수장과 덕소정수장과 비교해 제거 효율이 최소 20%에서 최대 30%까지 떨어진다.

특히 UV처리의 경우 악취 유발 물질 제거 효율은 낮은 반면 전기 소비량은 오존처리에 비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UV처리를 통해 냄새물질을 제거하도록 설계된 정수장을 새로 뜯어고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처리 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냄새물질 발생으로 인해 일부지역에서는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는 등 매해 수돗물 악취 발생이 고착화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수자원공사는 원인 규명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MIB' 농도는 지난 2015년 이후 증가 추세로 수자원공사는 올해 들어서야 학계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악취 발생 원인 규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9년 이후 10여년간 팔당호 수질 개선 사업에는 국고 1조 3674억 원, 한강 수계 관리기금 4조 5082억 원 등 총 6조 1098억 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경배 기자 / pkb@ceoscore.co.kr]
박경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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