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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화재설비 ‘결함’에도 지하차도 준공처리...안전관리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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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박상우)가 화재사고 발생에 대응하는 설비가 부실 시공된 지하차도를 그대로 준공처리 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적발됐다.

1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감사원이 지난해 10~11월 경기 화성시 송산동에 위치한 ‘화산1지하차도’ 내 제연설비 설치·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LH는 자사와 계약한 시공업체가 제연설비를 부실 시공했음에도 이를 그대로 준공처리한 후 화성시(도로관리청)로 인계했다.

제연설비는 터널 내 화재 발생 시 제트팬을 가동해 연기의 이동방향을 대피자의 반대 방향으로 제어하거나 화재지역에서 연기를 배출함으로써 대피환경을 확보해 피난활동과 소화활동을 용이하게 하는 장치다. 화재 진화 후에는 터널 내에 남아 있는 연기가 터널 밖으로 배출되도록 돕는다.

부실 시공됐을 경우 제트팬이 제멋대로 작동해 화재 발생 시 지하차도 내 사람들의 인명피해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터널 내에 설치된 제트팬의 모습.(화산1지하차도와 관계 없음) <사진-위키피디아>

LH는 2008년 6월 A 시공업체와 관련 도급공사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A 시공업체가 설치한 화산1지하차도 제연설비는 화재 시 대피자가 없는 방향으로 연기를 향하도록 하는 제어로직이 구성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화재탐지설비도 설치만 됐을 뿐 제연설비 등의 기계설비와 연계·작동되도록 시공돼 있지 않았다.

<자료-감사원>

LH와 A 시공업체간 체결한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에 따르면 시공업체는 설계서의 불분명·누락·오류 및 설계서간의 상호모순 등이 있는 사실을 발견했을 경우 해당 사항을 분명히 명기한 서류를 작성해 발주처인 LH에 설계변경을 통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A 시공업체는 이를 생략한 채 설계 내역에 포함된 기계설비를 부실 시공했고 LH는 부실 시공 사실을 모른 채 그대로 준공처리했다.

감사원은 화산1지하차도 제연설비에 대해 “제연기능을 수행할 수 없도록 부실하게 설치돼 화재 시 지하차도 내에 있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하지 못하고 인명피해 위험 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제연설비가 부실 운영된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앞 지하차도의 경우 2017년 10월 소형화물차 화재사고가 발생했을 때 제트팬이 설계대로 작동하지 않아 화재가 확산됐다.

2017년 10월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부트럭터미널 앞 남부순환로 지하차도를 주행하던 1톤 화물차량 적재물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사진-연합>

감사원은 터널공사의 제연설비가 부실시공됐는데도 그대로 준공처리하는 등 공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LH에 ‘주의’ 조치를 내리고 제연설비를 부실하게 시공한 A 시공업체에 ‘건설기술진흥법 제53조 제1항’에 따라 부실벌점을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LH에 통보했다.

LH 관계자는 "설비 당시에 감독이 철저히 됐으면 좋았을텐데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아쉽다"며  "현재 해당 터널은 감사 기간 중 1차적인 긴급 설비 조치를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며 "시공 업체에는 부실 벌점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중 화성시와 합동 점검해 설비 시스템을 보완하겠다"며 "향후 관리감독을 더욱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

유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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