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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증권 대표, 'IB' 대신 '고객가치' 강조하고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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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취임 당시 강조했던 ‘투자은행(IB) 강화’ 대신 ‘고객가치’ 확대를 강조하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 대표는 지난해 3월 김원규 전 대표의 뒤를 이어 NH증권의 컨트롤 타워를 맡았다. 당시 업계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IB 경쟁력 강화가 주요 화두였고, 정 대표는 관련 영역에서만 14년 가까이 몸담은 점을 인정받아 CEO가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NH증권 임원추천위회도 그가 증권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를 한국 자본시장 발전을 선도할 글로벌 IB로 키워낼 인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증권업의 사업모델이 과거 주식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자본 활용형 IB 비즈니스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상황을 리드해 나갈 최적의 인물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정 대표는 취임 간담회에서 “내가 CEO가 된 것은 시대적 트렌드 또는 천운”이라고 밝히면서 IB 부문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취임 당시 그는 IB 사업의 경상이익을 2년 안에 3000억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고객 가치’ 방향으로 경영 목표를 선회했다. IB 사업의 후퇴는 아니지만 1년 전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언급이 줄었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최근 발표한 2년 경영 목표에서 고객 가치를 키워드로 뽑았다. 세부계획은 5년 후 경상이익 1조원 달성과 자본시장의 대표 플랫폼 플레이어 완성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오랜 기간 IB 영업 업무를 맡았기 때문에 금융투자업의 본질은 돈이 아닌 고객을 관리하는 것이라는 게 정 대표의 지론"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 NH투자증권


NH증권의 경상이익 1조원 달성을 위한 세부 전략은 △효과적인 자본 배분과 경영관리체계의 고도화를 통한 운용자산의 수익성을 제고 △고객과의 관계 형성 및 영업활동 강화 △디지털과 조직문화 혁신을 통한 본사 업무효율화 등이다.

그가 취임 당시 힘을 실었던 IB부문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로 바뀐 것은 현대오일뱅크 상장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 실적이 주춤하면서 ‘IB 강자’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 상장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는 관측이 많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 1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팔겠다고 공시했다. 이 회사는 공시에서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은 지분 매각 절차를 마친 뒤 재검토할 것이고 앞으로 지분매각과 관련해 구체적 내용이 결정되거나 변동이 있는 경우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에서 업무를 보던 상장주관사단도 현재 모두 철수한 상태다.

회사 측은 정 대표의 경영 목표 변화와 관련, "IB사업의 축소가 아닌 전 부문 경쟁력 확대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사업의 경우 실적이 좋지 않아 관련 영역을 축소하거나 사업 우선  순위에서 후순위로 빼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 대표 취임 후 IB사업부는 1사업부와 2사업부로 나뉘었고 각 사업부의 수장인 윤병운, 최승호 대표의 경우 전무로 모두 승진해 관련 영역은 지속 강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향후 현대오일뱅크와 교보생명 IPO, 기업 지배구조 개편 인수·자문, 서울스퀘어 여의도 MBC PF 등 다수의 거래가 예정된 상황”이라며 “기존 강점이었던 IB 부문 경쟁력은 계속해서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NH투자증권이 IPO와 유상증자 등 주식발행시장(ECM)에서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발행시장(DCM)에서는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2018년 연간 인수 및 주선 수수료는 649억원이며 인수합병(M&A) 자문수수료는 462억원을 달성했다. IB 관련 기타수수료와 이자수익은 각각 1207억원과 716억원을 기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규석 기자 / seok@ceoscore.co.kr]

박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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