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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당국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로 일자리 늘린다

8월 금융위 일자리 성적표 공개 앞두고 채용확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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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일자리 창출 압박에 금융권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등 비대면 채널 강화에 따른 지점 축소 등 인력 수요는 줄고 있는데 무조건 일자리를 늘리라는 요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은 올해 채용규모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아웃소싱이라도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4대 시중은행 올해 채용 규모


◇은행, 채용규모 확대 검토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8월 금융권 일자리 창출 기여도를 측정한 고용 성적표를 공개키로 했다. 주요 점검 항목은 크게 ‘자체 일자리 기여도’와 ‘간접적 일자리 창출 기여도’로 나뉜다.

자체 일자리는 금융사가 직접 고용하거나 아웃소싱을 통해 창출하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각 산업에 지원한 자금규모와 고용유발계수를 활용한 간접적 일자리 창출도 측정한다. 이에 금융권은 올해 채용규모를 당초보다 확대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그룹 차원에서 채용인원을 전년보다 100명 늘린 11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계열사별 채용 규모는 우리은행 750명, 우리에프아이에스(FIS) 171명 및 기타 계열사 182명 등이다. 앞서 지난 4월 우리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채용일정을 발표하고 상반기 일반직 300명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산 자회사인 우리FIS에서 정보기술(IT)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개발인력을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있어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확대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선 별도의 아웃소싱 계획이 없지만 디지털·IT 관련 개발업무의 경우 일부 개발인력을 아웃소싱 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도 상반기 350명 신규채용을 시작으로 올해 1000명을 뽑는다. 이는 지난해보다 100명을추가로 채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와 수시채용을 통해 600여명을 선발했던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채용규모는 지난해보다는 더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500명을 채용했던 KEB하나은행의 경우 올해도 공채는 하반기에 1회로 한정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발표를 감안해서 채용규모 확대와 관련해 다각도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통해서 다른 은행들보다 인재풀이 많아 신규채용 규모를 크게 늘리기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청라 통합데이터센터 등 아웃소싱 수요를 파악하는 등 채용 규모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용 확대 여력이 없는데…”

이같이 주요 시중은행들이 당국의 일자리창출 독려에 호응하면서도 민간기업의 채용규모까지 간섭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은행이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라는 점에서 당국의 입맛대로 경영에 개입하고 공공성만 강조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관치라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꾸 채용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금융위가 마치 은행의 상전처럼 고유의 경영업무까지 사실상 지시하는 것은 해도 너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서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고 있어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드는 게 당연한 것인데 당국은 무조건 사회적 책임만 강조하고 있다”며 “이러면 기존 정규직을 희망·명예퇴직 시키고 그 자리를 신입으로 채우는 게 정의로운 것이냐”고 반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송정훈 기자 / songhddn@ceoscore.co.kr]
송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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