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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지난해 규제 대상 계열사 내부거래 '0'...감시망 늦추지 않는 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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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압박 속에 분할, 합병, 매각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논란이 된 내부거래를 잇따라 정리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정위의 감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데다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 속에 지분 승계라는 과제도 남아 있어 향후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1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59개 대기업집단 중 총수가 있는 49개 그룹(신규 지정된 애경·다우키움은 제외) 계열사 1848곳의 일감몰아주기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화그룹의 규제 대상 계열사 매출은 2017년 2039억 원을 기록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0'으로 변화했다.

이는 규제 대상 계열사 2곳을 청산되거나 합병 후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지배구조를 바꿨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태경화성을 청산하고 논란이 컸던 에이치솔루션은 물적분할 등을 거쳐 사업을 하지 않는 지주회사로만 남겼다.

청산된 태경화성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던 화학제품 유통회사다. 태경화성은 한화케미칼 등 계열사들로부터 상품을 매입하긴 했지만 내부거래 비중과 규모는 각각 0.8%, 6억 원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 회장은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청산 작업에 돌입했고 작년 11월 청산을 종결했다.

한화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중심에 서 있던 에이치솔루션도 마찬가지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세 자녀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씨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인 회사로 과거 편법승계와 관련해 논란이 됐던 한화S&C의 전신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존속)과 한화S&C(신설)로 쪼갰다.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거세진데다 공정위의 압박이 강화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80%(2033억 원)에 달했다. 당시 공정위가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에 현장조사까지 나가면서 한화그룹은 내부거래 개선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같은 물적분할을 편법으로 보고 대기업 소유지배구조 개편사례에서 한화를 제외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결국 한화는 한화S&C의 경영권을 포기하는 대책을 내놨다.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의 합병을 결정한 것이다. 오너3세의 지분율은 55.36%에서 26.1%로 낮췄다. 한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유 지분 중 11.6%를 FI(재무적투자자)에 매각해 지분율을 14.5%까지 떨어뜨렸다.

한화그룹의 규제대상 계열사의 내부거래액은 결국 단 1원도 없게 됐지만 여전히 공정위 감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총수일가 지분을 줄이면서 회사분할, 계열사합병, 사명변경과 같은 복잡한 과정을 거친 것이 내부거래 변화를 추적하기 힘들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한화S&C 사업부문을 흡수한 한화시스템의 지난해 내부거래액은 2308억 원으로 2017년 740억 원에 비해 4배 가까이 커졌다. 한화S&C가 맡았던 계열사 전산관리업무가 한화시스템으로 그대로 넘어간 것이다.

게다가 공정위는 지난해 ‘2018년 대기업집단 자발적 개선사례 발표’를 통해 기업이 외부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내부거래 개선 사례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면 거래가 있는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 회장의 (주)한화 지분(22.65%)에 대한 승계 작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주목된다. 공정위의 내부거래 금지를 비롯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어 재계의 편법적인 지분 승계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한화그룹의 향후 경영승계 핵심 계열사로는 에이치솔루션이 유력한 상황이다. 에이치솔루션이 몸집을 키워 (주)한화와 합병하면 경영승계와 계열사 지배가 동시에 해결되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3세들은 현재까진 (주)한화 지분이 미미한 상황이다. 향후 3남이 총 100% 지분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을 통한 계열사 지배력 강화가 점쳐지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혜미 기자 / h7184@ceoscore.co.kr]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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