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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워치] 박정호 SKT 사장, ‘뉴ICT’ 마무리…중간지주사는 ‘글쎄’

내년 3월 임기 만료…숙원사업 ‘중간지주사’ 전환 임기 내 달성은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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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임기를 마무리하는 박정호(사진) SK텔레콤 대표의 경영성과가 ‘절반의 만족’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표는 이동통신(MNO) 사업 외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신사업 확장으로 SK텔레콤을 ‘뉴ICT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박 대표의 숙원인 ‘중간지주사’ 전환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종합 플랫폼 기업’의 꿈은 무산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 1분기 매출은 4조3349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226억 원으로 0.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7.4%로 전분기(5.2%)보다 2.2%포인트 상승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SK텔레콤의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신사업 분야다. 미디어부문 매출이 3156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7.9% 증가했고, 보안 매출은 2765억 원으로 1081.6% 급증했다. 커머스 부문도 1992억 원으로 8.1% 늘었다.

반면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 매출은 2조410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1% 감소했다. 무선매출로 직결되는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작년 1분기 3만3299원 수준에서 올 1분기 3만645원으로 낮아졌다.

4G(LTE) 시대 이동통신 산업이 성장둔화에 직면한 상황에서 신사업 분야에 집중한 박 대표의 ‘선구안’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표는 지난해 ADT캡스 인수 및 ADT캡스-NSOK 합병, SK인포섹 인수로 물리보안에서 정보보안을 아우르는 통합 보안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커머스 사업도 11번가를 SK플래닛으로부터 인적분할, 50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로 힘을 실었다.

미디어 사업은 ‘푹(POOQ)’과 ‘옥수수(oksusu)’ 서비스를 통합, 경쟁력 있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푹’과 ‘옥수수’의 통합법인 출범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를 요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박 대표의 ‘뉴ICT 기업’ 그림이 완성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관심은 중간지주사 전환 여부에 쏠리고 있다. SK그룹은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해 투자지주사로 두고 통신사업회사와 SK하이닉스, SK플래닛, SK인포섹 등 자회사를 거느리는 물적분할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검토 중이다.

박 대표는 올 초만 해도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춰 왔다. 중간지주사 전환으로 SK텔레콤을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육성, 통신과 비통신(뉴ICT) 사업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중간지주사 이름은 ‘SK투모로우’로 알려졌다.

중간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면 SK하이닉스의 보유 자금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SK하이닉스는 SK(주)의 손자회사로, 그동안 ‘손자회사는 인수 대상 기업 지분을 100% 소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M&A 시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SK텔레콤 중간지주사가 되면, SK하이닉스가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승격돼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

지난해 공정위가 국회에 제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지주사가 의무적으로 보유해야할 자회사·손자회사 최소 지분율은 20%에서 30%로 상향된다.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을 현재 21.4%에서 30%로 늘리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5조 원 안팎에 달한다.

박 대표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서라도 중간지주사 전환 의지를 고수해왔지만 최근 들어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지난달 공식석상에서 “중간지주사 전환 시점이 2019년이 아닐 수 있다. 다른 방법도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SK하이닉스 자금에 손을 대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라 SK하이닉스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SK텔레콤의 자금 투입에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지분 확보 외에도 5G 투자에만 수조 원 이상을 들여야 한다.

박 대표는 1989년 선경(현 SK네트웍스)에 입사해 SK(주), SK(주) C&C, SK텔레콤 등 그룹 주요 계열사를 거쳤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SK텔레콤 재임 당시 SK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했다. 2015년 1월 SK C&C 대표를 맡아 글로벌 ICT산업 변화에 발맞춰 사업구조를 혁신시켰다고 평가받는다. 2015년 8월 SK 대표를 거쳐 2016년 12월 SK텔레콤 수장에 임명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김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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