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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김희영 이사장 관계는 '중혼(重婚)'에 가까운 사실혼

26일 2차 변론기일...법조계, "노소영 관장과의 이혼소송 승소 확률 0.1%"
최회장 주장 인정시 논란 불가피...티앤씨재단 출연 서류도 분란 원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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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소송의 중대 변곡점이 될 두 번째 변론기일이 이달 26일로 잡히면서 지난해 7월 6일 처음으로 열렸던 이혼소송이 본격화될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이 청구한 이혼소송의 결과에 따라 향후 두 사람 사이에서의 재산분할 뿐 아니라 그룹의 지배구조 나아가 재계 판도까지 변화될지 모른다는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재판을 맡은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은 지난 6월 3일 양측에 변론기일 소환장을 송달한데 이어 7월 26일을 2차 변론기일로 잡았다.

변론기일 소환장은 법원이 기일을 정해 원고 및 피고를 재판장에 나서라는 취지로 전달하는 서면이다. 소환장이 전달되면 통상 한 달 이내 재판이 진행되는데 이번에는 20여일이 늦게 열리는 셈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이번에도 지난해 1차 변론기일처럼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송당사자가 반드시 법원에 출석해야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법원은 첫 공판 후 약 1년 가까이 가사조사기관을 통해 가사조사를 진행해왔다. 가사조사란 재판부가 이혼에 대한 양측의 의견이 크게 엇갈릴 때 당사자 면접 등을 통해 결혼생활과 혼인의 파탄사유 등을 청취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양측이 불출석할 경우 법원이 어떤 방향으로 재판을 진행할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소송은 재계 서열 3위의 총수와 전직 대통령의 딸(노소영 관장)이 벌이는 이혼소송이라는 점에서 각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라 적지 않는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도 최 회장은 최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사회적가치 축제 ‘SOVAC 2019’라는 공식석상에 내연녀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참석시켜 사회적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행위와는 별개로 법조계는 최 회장이 제기한 이혼소송의 승소 확률이 극도로 희박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현행법은 이혼에 있어 ‘유책주의(有責主義)’를 채택하고 있다. 최 회장이 노소영 관장과 법률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외도를 했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제반 정황상 이혼소송을 제기한 최 회장에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법조계는 바라보고 있다.

법무법인 센트럴 배성렬 대표변호사는 CEO스코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노소영 관장이 이혼에 동의하지 않는 한, 지금까지의 판례를 고려할 때 최태원 회장의 이혼소송 승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유책주의의 상대적인 용어는 이혼무책주의(離婚無責主義) 또는 파탄주의(破綻主義)인데 이는 혼인 당사자 간의 갈등 등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나면 누구나 이혼소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원칙이다. 이는 국내 법률은 물론 대법원 판례도 인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는 노 관장이 혼인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만 견지한다면 귀책사유가 있는 최 회장은 이혼소송을 제기할 권리조차 없다는 것이다.

최근 배우 김민희 씨와 외도한 홍상수 감독이 아내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소송이 기각된 것도 우리 법원이 유책주의를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측은 노 관장과의 혼인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와 혼인파탄의 귀책사유도 노 관장에게 어느 정도 있다는 점을 주장하면서 1·2심 재판에 임한 뒤 대법원 최종 판결을 기대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15년 한 언론사에 보낸 편지에 “결혼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점에 서로 공감하고 이혼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던 중에 우연히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소영 관장과는 혼인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실체가 일찌감치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배성렬 변호사는 이에 대해 “혼인이 파탄 상태라 하더라도 법적 부부관계에 있는 만큼 최 회장에게는 '제3자와 외도하면 안 된다'는 부부간 충실의 의무가 있다”면서 “현재까지의 유책사유는 최 회장에게 있고, 이 때문에 이혼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최 회장측은 대법원 판례가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다는 점에 한 가닥 기대를 품고 파탄주의를 주장하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 보자는 입장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이는 이혼 소송과 관련한 기존 원칙과 판례를 뒤엎어야 가능한 것이어서,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일대 ‘사변’에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간의 이혼 소송의 결과는 양측 간에 진행되어온 각종 법률행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티앤씨재단은 국세청에 제출한 공익재단공시 내용 중 최태원 회장을 ‘특수관계자 1’로 지정했다. '특수관계자1'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상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 등을 지칭한다. 결국 최 회장은 김 이사장과 '사실혼' 관계라는 주장인데, 이는 현행 법체계 하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의견이다.

또 다른 로펌의 한 파트너 변호사는 “최 회장의 법률혼이 유지되고 있는데 김희영 이사장과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면 중혼을 인정하고 조장하는 꼴”이라며 “민법 제810조가 '배우자 있는 자는 다시 혼인하지 못한다'고 중혼금지를 못 박고 있기 때문에, 티앤씨재단의 서류상 관계 표시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하자(瑕疵)에 해당 한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티앤씨재단측은 서울시교육청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특수관계자로 기재했다는 설명이다.

한 법조인은 “대법원 판례에서 최 회장과 같은 케이스도 중혼적 사실혼으로 인해 생긴 친족으로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면서 “SK그룹 소속 공익법인으로 공시돼 있는 티앤씨재단의 경우 최 회장과 김 이사장과의 관계를 특수관계인(배우자)로 기재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관련 규정을 위반하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 SK그룹 관계자는 “법원의 신중한 판단을 기다리겠다”고만 답할 뿐 극도로 언급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보람 기자 / p45@ceoscore.co.kr]

최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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