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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M&A 본격화…실탄 확보가 '관건'

자본여력 지표 '보통주자본비율' KB 14.3%, 하나 12.3%, 신한 11.4%, 우리 8.45%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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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험사들이 잇따라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금융지주들의 인수합병(M&A)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로 비은행 이익기여도가 금융지주사 실적을 판가름할 주요변수로 작용해서다. KB금융은 우량 생보사 인수를 통해 리딩뱅크 탈환을 꾀하고, 하나금융은 최근 M&A 시장에 본격 뛰어들면서 우리금융과의 3위권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관건은 M&A를 위한 실탄이 얼마나 충분하느냐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보험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업계에서 예상 인수 가격으로 2조 원 안팎을 추정하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급여력비율(RBC)이 지난 6월말 기준 505.1%로 생보사 중 가장 높으며 순이익 규모는 4위인 우량 생보사다.

앞서 국내 M&A 시장에는 이미 동양생명, ABL 생명, KDB생명 등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번 우량 생보사인 푸르덴셜생명의 매각 추진으로 나머지 생보사 M&A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후보로 KB금융,우리금융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생보사 인수 의지를 적극 밝혀온 KB금융이 유력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하나금융도 높은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2025년까지 비은행 비중을 30%늘릴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더케이손해보험의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M&A를 본격 추진 중이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M&A에 적극 나서는 데는 비은행 강화가 금융지주 순이익 규모를 좌우할 만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등 인수를 통해 리딩뱅크를 탈환하면서 이런 사실은 입증됐다.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9481억 원으로 KB금융을 413억 원 차로 제쳤다. 이중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3%나 증가한 2조5870억 원을 기록했으며 그룹내 비은행 부문 수익 비중도 34%로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다. 

먼저 M&A를 위한 자본여력 측면에서 비교해보면 KB금융이 가장 우세하다. 올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KB금융 14.3%, 하나금융 12.3%, 신한금융 11.4%, 우리금융 8.45% 등 순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이란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자본 비율로, 위험가중자산을 줄이거나 이익잉여금 등을 늘려야 높일 수 있다. 향후 비은행 강화를 위해 기존 자회사에 대한 자본을 확충하거나, 인수합병을 하기 위한 여력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에서 IR(기업설명회)을 할 때 CFO(최고재무책임자)들이 M&A를 위한 자본여력으로 여타 자본비율보다 보수적으로 산출되는 보통주자본비율을 지표로 삼고 발표한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어느정도 갖췄지만 오랫동안 부재한 생보사 부문 확충을 위해 위험가중자산을 줄여내며 자본적정성을 꾸준히 제고해왔다. 그 결과 올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14.3%) 외에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각각 15.29%, 14.68% 를 기록해 세 지표 모두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올 상반기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15% 투자, 자사주 매입 영향으로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은 전분기 대비 0.37%포인트 하락했지만 KB금융(14.3%) 다음으로 높은 수준(12.3%)을 기록해 양호한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2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은 올해에만 총 1조9500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으로 실탄을 두둑히 쌓아뒀고 올 9월 말 출자한도 여력도 5조8493억 원에 달했다. 다만 내년 초 내부등급법 도입 승인 전까지는 자본비율은 규제치 수준에 머무를 전망이다. 내년 아주캐피탈-저축은행 인수 이후 대형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 인수 등 M&A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포부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40.85%) 인수를 위한 자기주식 매입 영향으로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이 2분기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11.4%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다. 지난 19일 포괄적 주식 교환 체결로 오렌지라이프를 100% 자회사로 편입키로 의결한 것도 하락한 자본비율의 추가 차감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금융지주들의 출자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이 권고치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향후 M&A 행보의 제한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출자가액(장부가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감독당국이 과도한 차입을 통한 외형확장을 막기 위해 130% 미만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KB금융 125.3%, 신한금융 123.88%, 하나금융 122.69%, 우리금융 96.61% 등 순으로, KB금융이 규제치에 가장 육박한 상태다. 이에 일각에서는 KB금융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을 통해 올 9월 말 자사주 규모가 1조2362억 원에 달하는 것은 주주환원 정책 외에도 향후 주식 교환 방법을 활용한 M&A를 위한 실탄 확보란 분석도 나온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최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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