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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동산담보대출 1년새 4배 늘었지만...기업은행에 못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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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대 은행이 취급한 동산 담보 대출 잔액이 1년 새 4배 급증했지만 IBK기업은행 한 곳이 취급한 실적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은 부동산 대출로 쏠린 시중 자금을 기업 등에 전환하라는 당국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적극 동참했다. 그럼에도 중소기업 대출 관련 내부시스템이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정부가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게 시중은행들의 불만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전년 12월 말(1130억 원) 대비 339%(3381억 원) 급증한 4991억 원을 기록했다. 1년새 4배 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는 현 정부 이후 금융 당국이 은행권에 동산담보대출을 적극 늘려줄 것을 요구하자 은행들이 1~2년간 시스템과 신용 정보를 구축하며 대출을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동산 담보대출이란 신용도가 부족한 창업, 중소기업의 기계설비, 재고자산 농축산물 등을 담보로 자금을 공급하는 제도로, 2017년 5월 이후 금융위원회가 동산금융 활성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도 금융 당국은 시중의 자금이 부동산 담보 대출에 묶여 있는 것이 아닌 생산적, 혁신적 기업으로 물꼬를 틀 수 있도록 금융권의 역할을 수차례 당부하고 있어 이런 증가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급격히 늘어난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동산담보대출 잔액을 모두 합쳐도 같은 기간 기업은행이 지난해 5월 출시한 '스마트 동산담보대출'의 잔액인 5659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상품은 사물인터넷(IoT)기술을 기업여신상품과 결합해 동산자산의 담보가치와 안정성을 높였다. 총 지원 규모는 올해까지 1조 원을 목표로 한다.

이는 중소기업 특화 은행인 기업은행과 달리 시중은행들은 내부 시스템 구축 등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국 기조에 따라 급하게 늘려야 한 데다가, 동산 담보 대출 자체의 리스크가 상당하기 때문에 규모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앞서 혁신, 포용금융을 강조하고 있는 현 정부 이전에는 은행들이 안전한 부동산 담보 대출에 의존해왔기 때문에 동산 담보 대출 취급은 거의 전무했다. 실제 5대 은행이 지난 한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잔액(437조3780억 원) 대비 동산담보대출 잔액(4991억 원) 비중은 0.11%에 불과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취임 이후 은행들이 혁신금융, 생산적금융을 확대할 것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에는 5대 금융지주회장들을 모집해 "주택담보 대출 위주의 가계금융에 지나치게 집중된 측면이 있다"며"금융지주회사 차원에서 자회사들의 포트폴리오 조율을 통해 자금흐름의 물꼬를 생산적인 분야로 돌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제는 동산 담보 자체의 리스크가 커 은행 입장에서 부담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은행에서 기계설비, 농수산물 등의 담보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현실상 어렵고, 담보물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 사후 관리가 만만치 않다. 이럴 경우 기업의 신용도를 보고 대출을 해야 하는데, 기업의 재무 수준 등에 대해 까다로운 심사를 걸쳐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대출이 승인되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시장이 보다 확대되기 위해서는 여러 제도들이 개선되는 동시에 동산 담보 자체의 안정성이 보장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당국이 원하는 규모 만큼 취급을 늘리기 위해 내부 시스템을 어느정도 구축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계 설비 등을 담보로 대출해주더라도 대출 기간 동안 담보물이 사라지는 사례가 대다수라 회수가능성이 극히 적다는 게 은행들이 부담을 느끼는 이유"라면서 "앞으로 동산담보대출이 개선되고 확대되기 위해서는 환가성, 회수가능성 등이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증가율만 보면 커보일지 몰라도 부동산 담보 대출과 비교했을 때 사실상 미미한 규모"라며"아직까지도 동산 담보를 평가하고 지속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은행들에게는 갖춰져있지 않고 갈 길이 먼 시장이다. 사물인터넷(IoT)이 담보물을 관리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축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에 당국은 올해 상반기 동산 담보 회수지원기구를 설치하고, 동산담보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법이 개정되면 동산·채권·IP(지적재산권) 등을 한 개의 담보로 취급해 대출을 내줄 수 있는 일괄담보제도가 도입된다. 상호등기가 없는 소규모 개인사업자들도 동산담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담보물을 고의적으로 훼손한 경우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신설된다.

또 신용정보원에서 지난해 12월 동산금융당보시스템(MoFIS) 구축을 완료했다. 이 시스템은 기계,기구, 재고, IP 등의 담보들을 일정한 분류에 따라 묶고, 중복 담보 여부, 감정평가액, 실거래가액 등 정보를 제공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최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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