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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고전하는 시중은행...현지 경기부양 속도가 '관건'

코로나19·미중 무역분쟁에 중국 경기침체 지속...현지법인· 투자기업 실적부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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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현지 법인 및 금융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사업 전략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중국 시장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2차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될 조짐을 보이는 등 앞으로의 시장 전망도 어두워서다.

이런 중국 현지의 실적 부진은 은행의 문제라기보다는 중국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진출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 등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나타난 결과여서 시중은행들은 향후 시장 추이를 면밀히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의 경기회생 의지에 따라 실적 개선의 속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IBK기업)의 5개 중국법인 및 3개 관계기업의 올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76.1% 급감한 484억9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은행의 법인은 국민은행 중국법인, 중국우리은행, 기업은행중국유한공사,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 총 5곳이다. 이들 법인의 경우 은행별로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국민은행의 중국법인(Kookmin Bank (China) Ltd.)은 올 1분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9억6700만 원으로 수익이 악화됐다. 기업은행의 최초 해외법인 ‘중국유한공사’도 38.8% 줄어든 38억2200만 원을 기록했다. 반면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중국우리은행 각각 114%, 147.8%증가한 순이익을 거두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도 11.1% 늘어난 순이익을 거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의 대출 금리 개혁으로 시장 금리가 하락해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진 것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여기에 올 1분기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현지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중국에 1개 자회사와 지분을 투자한 3개 관계기업을 둬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올 1분기 자회사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은 114% 급증한 288억6700만 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2014년 12월 외환-하나은행 합병으로 중국법인들도 합쳐진 뒤 시너지 발휘를 통해 현지화에 성공했고 비대면 영업이 활성화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반면 하나은행이 지분을 투자한 중국의 ‘중민국제융자리스(지분 25%)’, ‘북경량자산관리유한공사(지분 13.57%)’, ‘길림은행(지분 14%)’의 경우 실적이 계속 부진한 상태다. 이들 3개 기업의 총 순이익은 올 1분기 -2075억 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의 이들 기업에 대한 지분법 이익은 전년 311억3200만 원에서 올 1분기 11억2100만 원으로 96.4% 급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민생투자그룹의 자회사의 경우 작년 말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놨기 때문에 추가적인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길림은행도 코로나19로 비용 지출이 커지고 향후를 대비해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으면서 순이익이 빠져보이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살린 다는 의지 강하고 충당금을 미리 많이 쌓아뒀기 때문에 곧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진출한 중국 진출 사업의 실적이 부진한 데는 중국의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현지 기업 및 국내 진출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8월 LPR(대출우대금리)을 낮춰 고시하는 방식으로 시중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다. 작년 8월 1년만기 LPR은 기존의 대출 기준금리 (4.35%)에서 0.1%포인트 낮아졌고, 9월과 11일엔 각각 0.05%포인트 추가로 인하했다.

올해 들어서는 2월과 4월 두번 LPR을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내렸고 지난19일 1년 만기 LPR을 전월3.85%로 동결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충격이 1분기 경제성장률을 통해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의 영향에 따른 생산 및 소비 위축으로 인해 지난해 동기 대비 -6.8%로 역성장했다.

게다가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로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은행 중국법인들이 영업 대상으로 하고 있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수익이 급감한 점도 은행들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이 강력한 경기 부양 정책 등을 고려할 때 회복세로 전환할 예정이기 때문에 당분간 시장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의 특성상 정부의 회생 의지와 정책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최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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