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트위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홈으로

[CEO스토리] '구원투수' 이영구 롯데 식품BU장, 식품명가 재건 이뤄낼까

식품 분야서 30년 잔뼈 굵은 '영업기획통'...롯데칠성 실적 개선 주도
50대 초반 CEO들과 호흡 맞춰 산적한 식품 분야 과제 해결 숙제

페이스북 트위터
롯데그룹이 위기 탈출을 위해 젊은 CEO들을 대거 등용했다. 2021년을 준비하는 롯데그룹의 '인사 키워드'다.

지난 26일 롯데그룹은 쇄신 인사를 통해 롯데 식품BU(비즈니스유닛)장을 비롯해 산하 식음료 분야 대표들을 대거 교체했다. 성장 정체에 빠진 '식품 명가' 롯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다.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그룹 최초의 1960년대생 BU장이 탄생했다.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롯데의 상징인 '식품BU장'을 맡겼다. 그리고 식품BU 산하에 있는 식품 관련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을 50대 초반으로 바꿨다.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와 이진성 롯데푸드 대표, 차우철 롯데지알에스 대표가 그들이다.

보수적인 이미지가 강한 롯데로서는 파격적이다. 이를 통해 롯데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식품 분야에 그룹 차원에서 강한 충격을 주고 변화를 주문한 것이다.

이처럼 강한 변화를 주문한 것은 식품 시장에서 롯데의 위상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제과와 주류 등 식품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였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경쟁사들의 강한 공세에 밀려 존재감이 미약해졌다.

이에 롯데그룹은 '젊음'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롯데 최초의 1960년대생 BU장을 식품 분야에서 탄생시켰고,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50대 초반의 '젊은' CEO들을 식품 분야에 전진 배치했다.

식품BU장인 이영구 사장의 어깨가 한층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사장은 롯데칠성음료로 입사해 영업과 마케팅, 대표이사를 거치는 등 롯데 식품을 대표하는 베테랑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2017년부터 롯데칠성음료 음료BG를 이끌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2017년 1분기 이후 적자의 늪에 빠진 주류 부문을 지난 3분기 흑자전환시키는 데 기여했다. 롯데그룹이 위기에 빠진 롯데 식품BU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명가로 재건시킬 '구원투수'로 이 사장을 선택한 이유다. 

롯데 식품 사업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논란' 이후 이어진 중국 사업의 부진, 작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 올해 충격을 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삼중고로 고전하고 있다. 경쟁사들의 성장으로 시장점유율은 떨어지고, 이렇다 할 히트상품마저 없어 반전 카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이런 삼각파고를 뚫고 식품 사업의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롯데그룹에서 배치한 50대 초반의 젊은 CEO들과 호흡을 맞춰 신상품과 신시장을 찾아야 하는 게 첫번째 숙제다. 

부진한 해외 사업도 강화해야 한다. 경쟁사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K-푸드'라는 새로운 글로벌 트렌드를 만들며 선전하고 있지만, 명단에서 롯데의 이름을 찾아볼 수는 없다. 파키스탄 음료 법인 등 부진한 해외사업을 하루빨리 정상화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최근 강화되는 있는 환경 규제에 대응해 친환경기업 이미지를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의 가치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 페트병 경량화 등을 주도하는 등 ESG를 선도해 왔다는 점에서 식품BU 전반으로 이 같은 활동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장은 내실 경영과 함께 혁신을 중시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올해 맥주 신제품 '클라우드 드래프트'를 출시하고 70년 만에 처음으로 칠성사이다 브랜드 신제품을 내놓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ZBB(Zero Based Budget) 프로젝트'를 음료에서 주류 부문으로 확대 도입하는 등 강한 추진력도 갖췄다. 이를 통해 중간 유통 단계를 줄이고 제품 원가를 절감하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하는 실행력을 보여줬다.

롯데지주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50대 대표를 대거 등용한 까닭은 시장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신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구 식품BU장은 신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식품 분야에서 속도 있는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50대 초반 식품 계열사 대표들과 호흡을 맞춰 이 사장이 어떤 전략과 추진력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선 기자 / ljs96@ceoscore.co.kr]
이지선 기자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