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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 회장, 정부지원 받아 기사회생...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 사활

위기에 더 빛나는 리더-2021 CEO열전 (19)
​​​​​​​조원태 "대한민국 항공산업 새롭게 세워나갈 것"
코로나 백신 수송 체계 구축, 화물 수요 폭증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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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항공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타격을 받은 가운데 시장재편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경영정상화에 실패한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합병한다.

다만 양대 항공사 통합을 위한 '독과점' 논란을 넘어야 한다. 조만간 국내외 기업결합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산업은행에 대한 3자배정 유상증자로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자유로워지면서 '재벌특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조원태 회장은 올해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통합작업을 완료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로벌 톱 10 항공사로 도약한다

올해 한진그룹의 최우선 과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작업이다. 조 회장은 올초 신년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항공역사에 길이 남을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항공사의 통합은 단순히 하나로 합쳐진다는 의미가 아니"라며 "대한민국 하늘을 책임지고 있는 양사 임직원들에게 주어진 운명, 시대적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항공업계에서는 줄곧 대형항공사(FSC)의 통합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전체 인구 5000만명 수준의 작은 국가에 항공사가 너무 많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실제 미국, 유럽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하나의 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시장 규모에 비해 항공사가 너무 많아 과당경쟁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항공시장 재편의 필요성은 계속 있었고 이번 딜로 그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도 하에 진행되는 이번 통합작업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글로벌 톱10의 '초대형 항공사'로 새롭게 태어난다. 2019년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을 기준으로 대한항공은 세계 19위, 아시아나항공은 29위다.

산업은행, 대한항공 등은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통합항공사 출범을 제안한 산업은행은 향후 3000억원의 시너지 효과를 전망한다. 대한항공은 이보다 더 큰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여객 및 환승수요 유치, 스케줄 및 항공기 가동률 제고, 화물 등에서의 수익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외부세력 견제 넘었지만 독과점 여부 불안 요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작업은 최근 탄력을 받고 있다. 한진칼 최대주주인 3자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이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해 기각된 것이 컸다.

이번 통합작업은 산업은행의 주도 하에 진행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을 투입, 3000억원의 교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대한항공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자금마련에 나선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데 산은으로부터 투자받은 8000억원을 활용한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 후 아시아나항공 신주 및 영구채 인수목적으로 총 1조8000억원을 쏟아붓는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이에 한진칼 경영권 분쟁 중인 3자 주주연합은 산은이 대한항공에 직접 투자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소송전에 나선 바 있다. 한진칼 지분을 확보한 산은이 조원태 회장의 우군이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산은은 이번 3자배정 유상증자로 한진칼 지분 10.7%를 확보하게 된다. 기존 경영진에 우호적이라는 가정 하에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은 47.33%로 늘어난다. 조원태 회장과 대립각을 세운 3자 주주연합은 40%(신주인수권부사채 제외 기준) 수준으로 지분율이 하락한다. 3자주주연합이 보유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해도 43% 정도다. 산은이 우군으로 선 조원태 회장을 넘어서기 어려운 형국이다.

지난해 한진칼 정기 주총에서 완패한 뒤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며 2021년을 준비하던 3자 주주연합은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재벌특혜'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3자주주연합 등의 언론 플레이는 지속됐지만 법원이 한진칼의 손을 들어주며 통합작업이 본격화됐다.

양사 통합을 위한 숙제 중 하나였던 '대한항공 발행주식 총수 확대' 작업도 무리없이 마무리됐다. 대한항공이 안건으로 올린 정관 일부개정안이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주주들의 찬성표를 받아 통과됐다.

물론 통합작업을 위한 걸림돌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외부세력의 견제도 여전하다. 가처분 기각 후에도 3자 주주연합은 본안소송 여부를 검토 중이다. KCGI 강성부 대표는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 결과를 보고 향후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지난해 말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산은의 중립성 여부는 모두가 의구심을 품고 있다"며 "내년 3월 주총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과점 여부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오는 14일까지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를 할 계획인데 독과점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기준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여객 점유율은 40% 수준이다. 하지만 계열 LCC를 더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을 포함하면 국내 점유율이 약 67%로 뛴다. 국제선 역시 50% 내외의 점유율을 보인다. 독과점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독과점에 따른 항공운임 인상 등도 우려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부분을 유심히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화물로 버틴 대한항공, 코로나 백신 수송 기대


조 회장은 통합작업 외에도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새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임직원 순환휴직을 통한 인건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올해도 여객수요가 큰 폭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부터 조 회장이 강조해온 화물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올해도 존재한다. 대한항공은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시장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실적 방어에 나선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매출액 7조4666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화물운임 상승 등으로 수혜를 입은 대한항공이 지난해 영업적자를 면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화물 강화 전략을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코로나19 백신 투약이 시작됐지만 예년 수준의 회복을 당장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투약이 본격화되면서 백신 수송에 대한 수요 증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화물사업본부 내 백신 수송 전담팀을 구성하며 미래를 준비해 왔다.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 100억회 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백신 개발 후 항공 운송에 대한 수요도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항공운송엽회(IATA)는 백신 수송을 위해 보잉747 화물기 8000여대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미 2019년 6월 IATA로부터 의약품 안전 운송을 위한 자격인 ‘CEIV Pharma'를 취득한 바 있다. 인천공항 내 화물터미널에는 100톤의 온도조절 화물을 수용할 수 있는 1292㎡ 규모의 냉장·냉동 시절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원료를 수송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대한항공은 백신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올해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1872㎡ 규모의 신선화물 보관시설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이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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