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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IPO, 대박 노리지만...시장 반응은 '물음표'

기업가치 30조 “현실적으로 불가능” 전망 우세
‘최악의 근무환경→후속 타이틀 부진’ 잇단 논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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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에 대한 기업가치 산정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대 30조원으로 거론되는 크래프톤의 기업가치가 과대하게 평가됐고, 주요 사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이 다소 부풀려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험치가 쌓인 만큼 IPO 흥행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IPO를 추진한 대어급 기업들은 상장 직후 ‘따상’(첫거래일 공모가 대비 2배로 시초가 형성)하는 등 급등세를 보인 후 금세 공모가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주가가 곤두박질친 곳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뜨거워진 장외주식… 냉랭해진 기업가치


12일 장외주식시장 38커뮤니케이션 등에서 크래프톤 주식수(11일 기준)는 855만7037주이며 액면가는 500원이다. 시가총액은 15조3599억원, 매매가는 179만5000원로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52주 최저가 38만7500원 대비 363.23% 오른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향후 IPO 흥행을 위해 무상증자나 액면분할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장 높은 가능성은 액면가를 10분의 1수준으로 낮춰 주가를 16만~17만원까지 떨어뜨리는 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 2분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공동주관사로는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증권, NH투자증권이 선정됐다.

시장에서는 크래프톤의 현재 기업가치가 5조~6조원, 상장 후 최대 30조원까지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연간 순이익을 바탕으로 추정한 것으로, 글로벌 시장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인도 시장이 향후 사실상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가치는 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도 시장에서의 악재와 후속작 엘리온의 성적을 감안하면 크래프톤 시가총액은 17조원 안팎으로 보는게 합리적”이라며 “배틀그라운드 외에 게임 타이틀만 두고 봤을 때 탄탄한 성장성을 갖췄다고 보긴 힘든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과 인도의 국경 관련 문제로 크래프톤의 메인타이틀 ‘배틀그라운드’에 불똥이 튀었다. 인도 시장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배그 모바일)을 배급했던 회사가 중국의 텐센트였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인도 시장 재출시를 위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에 텐센트 관련 표기를 모두 지우고 현지 인력 100여명 채용과 1억달러 상당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배그 모바일의 인도 시장 재출시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 인도 게임사 엔코어스 게임즈가 ‘퍼지’(FAU-G)라는 인도 국경을 배경으로 한 배틀로얄 게임을 오는 26일 출시할 예정이다. 엔코어스 게임즈는 지난해 카슈미르라다크 지역에서 발생한 유혈사태를 광고에 활용하며 애국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만큼 배그 모바일이 인도 시장에서 판세를 뒤바꾸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배그 모바일이 인도 시장을 되찾을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배그 모바일 글로벌 시장 중 인도의 비중이 약 25%를 차지하는 만큼 기업가치 산정에 악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틀그라운드 IP 의존도 높아진 단순 수익구조

또 IPO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성장성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게임사의 성장성에서 가장 중요한 건 흥행 타이틀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느냐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라는 대작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이을 만한 다른 흥행작이 없다. 최근 후속 타이틀로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온이 기대를 모았지만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크래프톤 실적에서 배틀그라운드 지적재산권(IP)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 이슈가 발생했고 다수 경쟁작이 출현하며 상황은 악화됐다. 더 나아가 부실한 게임 관리로 인해 게임유저 이탈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관리시스템에 대해 게임유저 사이에서는 혹평이 오가고 있다. 1인칭 슈팅게임(FPS)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해킹 프로그램’(일명 핵)에 대한 미온한 대처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가 2017~2018년 한창 인기를 얻을 당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조치해 달라는 유저들의 요구에도 피드백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후 포트나이트 등 경쟁작이 출시되며 유저수가 급감하고 점유율이 줄어들자 2018년 11월 하드웨어 밴(영구정지)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배틀그라운드 개발자인 브랜든 그린이 중국 서버를 별도로 해 달라는 유저에 대해 외국인 혐오자라는 발언 등 핵 문제의 중심에 있는 중국 악성유저에 대한 관리가 안된다는 평가다.

반면 경쟁작인 포트나이트을 운영 중인 에픽게임즈는 메인보드 밴과 소송을 이어가며 핵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유저 이탈로 이어졌고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서구권 국가에서는 포트나이트 점유율이 높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눈에 띄지 않는 악재 돌파구… 개발자 처우 ‘논란’

현재 크래프톤은 엘리온의 부진과 배틀그라운드의 악재를 이겨낼 후속작 개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악의 근무환경이라는 지적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게임사에서는 게임 개발을 하다가 기술적 이유나 대외적인 이슈로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가 간혹 있다. 크래프톤의 경우에는 게임 개발이 중단되면 해당 인원들을 ‘리부트셀’ 조직으로 이동 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크래프톤의 게임 개발 중단 전후 근로자 수에 변화가 생겼다. 앞서 크래프톤은 2019년 12월 이영도 작가의 판타지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활용한 게임 개발 소식을 알렸으나 지난해 5월 프로젝트가 잠정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개발을 발표한 2019년 12월 기준 정규직 근로자수는 690명, 기간제 근로자는 36명이었다. 개발이 중단된 이후 공시한 2020년 9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 662명, 기간제 근로제 46명(단시간 근로자 3명 포함)으로 정규직이 28명 줄고 기간제 근로자는 10명 늘었다. 그 사이 새로운 기간제 근로자를 채용하거나 정규직에서 퇴사인원이 생겼을 수 있지만 리부트셀 조직 이동에 따른 근무조건이 변화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불안정이 높을수록 회사에서 장기적인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어렵고, 결국 회사 성장성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종의 경우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용불안정은 별개의 문제”라며 “고용이 불안정해지면 잦은 인원 교체와 이탈로 이어지고 중요한 프로젝트에 대한 기밀이 유출될 가능성도 높다. 크래프톤이 IPO 등 중요한 도약의 시기를 앞둔 만큼 경영진은 고용안정성을 높이는데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홍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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