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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유니콘 늘리기 나선 정부…스타트업계, 성장 환경 마련 절실

중기부, 올해 안으로 유니콘 20개로 늘리기 목표
기업가치 낮고, 사업영역 제한적…스타트업 성장 저해 요소 제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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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한민국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은 총 11곳으로 전년보다 한 곳 늘어났다. 꾸준히 유니콘이 배출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아기유니콘'과 '예비유니콘' 등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올해도 아기유니콘-예비유니콘-유니콘으로 이어지는 스케일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등 육성방안을 내놨다. 올해까지 유니콘 기업을 20개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방안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져 '탁상공론'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CB인사이트에 등재된 국내 유니콘은 11곳으로 전년에 비해 1곳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미국이 58개로 가장 많았고, 중국과 영국이 각각 6곳, 인도가 4곳의 유니콘을 배출했다.

다만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 유니콘 개수는 CB인사이트 기준으로는 11개지만, 이 곳에 등재돼 있지 않은 기업은 현재 3개(쏘카, 티몬, 비공개 기업)로 국내에서는 13개 정도로 파악된다.

◇스타트업 성장 제약하는 요소 많아…진출분야도 한정적


CB인사이트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까지 한국은 전 세계에서 유니콘 개수가 여섯 번째로 많다. 미국과 중국, 영국, 독일, 인도 다음으로 유니콘을 많이 배출한 것이다. 시장규모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직 유니콘이 되지 못한 아기유니콘과 예비유니콘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소를 제거해 나가야 한다는 시각도 많다.

일단 국내 유니콘은 기업가치가 낮은 편이다. 예컨대 지난해 쏘카는 10억달러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에 등재됐다. 쏘카와 같은 모빌리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국의 디디추상과 싱가포르의 그랩 기업가치는 각각 620억달러, 143억달러로 같은 유니콘이지만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훨씬 높게 책정됐다.

스타트업은 일정 수준 성장을 하고,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그동안 투자한 비용을 회수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재투자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는 M&A나 IPO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M&A가 이뤄진 곳은 우아한형제들 한 곳이다. IPO를 시행한 기업은 △잇츠한불 △더블유게임즈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 5곳이다. 이 마저도 유니콘이 아닌 기업가치 1조원을 인정받은 비상장사를 기준으로 했을 때다. 

신규규제가 빠르게 만들어지는 것도 성장을 더디게 하는 요소다. 지난해 배달플랫폼 업계와 소상공인, 모빌리티업계와 택시기사 등 기존 이해관계자와의 충돌을 다수 겪었다. 이에 공정위와 정부는 플랫폼공정화법, 소상공인 상생협력법,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 약관 등 신규규제 마련에 나서고 있다.

물론 규제를 통해 기존에 없던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문제는 스타트업 업계와 충분한 논의 없이 빠르게 법이 제정단계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즉 법제화도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할 일이지 현재 시장을 ‘독점’이라고 가정한 섣부른 규제는 옳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업계 관계자는 “특히 디지털의 경우, 국경이 없는 산업으로 해외에서는 섣불리 규제를 하지 않고 있는데 국내는 현재 시장 상황만 보고 무조건 독점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스타트업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했을 때 규제로 일단 막기보다는 길을 터주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진출분야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토스와 같은 전자상거래 분야나 배달앱, 숙박앱 B2C 사업에 주로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술 개발을 통한 B2B 스타트업이 많은 미국과 대비된다. 현재 미국은 인공지능(AI)과 드론, 클라우드센터 등 하드웨어 분야는 물론 최근 각광받고 있는 에듀테크 유니콘도 8개나 있다. 반면 국내에는 핀테크와 전자상거래 사업을 진행하는 유니콘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국가별 특성과 산업 지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국내는 미국보다 국토 자체가 작고 대부분이 근거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거래를 중개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산업이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 예비유니콘보증사업 실효성 문제 없나

정부는 K-스타트업 사업을 통해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20곳 늘어난 60개사에 ‘아기유니콘(기업가치 1000억원 미만 유망 스타트업)200 육성사업’을 배정했다. 또 예비유니콘으로의 도약을 위한 9000억원 규모 ‘점프업펀드’를 조성하고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신산업, 기업합병(M&A), 대형투자 분야 9개 벤처펀드에 본격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예비유니콘을 위한 제도다. 차세대 유니콘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에게 최대 100억원까지 보증 지원을 통해 성장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 올해 부동산 중개플랫폼 직방과 애슬레저 사업 영위 중인 뮬라 포함 총 15곳이 선정됐다.

다만 현실적으로 최대 100억원까지 지원받는 기업 수는 극소수라는 게 업계 안팎의 의견이다. 처음에 100억원을 보증받았다 하더라도 실제로 보증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금액이 깎인다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스타트업의 1년 투자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실제로 예정된 투자금액을 받지 못해 계획을 지연시키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은 1-2년 안에 흥망이 결정되기도 하는데 실제 집행과정에서 보증 지원액이 감소하면서 계획에 차질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물론 해당 제도가 예비유니콘에 분명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스타트업 지원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려는 취지는 충분하지만 좀 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한편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니콘 기업 현황은 매체별로 상이하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CB인사이트, 크런치베이스(Crunchbase), 월스트릿저널(WallStreet Journal)과 중국의 후룬(Hurun)의 자료가 쓰이고 있는데, 국내에서 CB인사이트 수치를 인용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조문영 기자 / mycho@ceoscore.co.kr]
조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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