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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강자’ 노리는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 재무구조 개선은 ‘난제’

위기에 더 빛나는 리더-2021 CEO열전 (53)
배터리 생애주기 전반으로 사업 확장…배터리 부문 흑자 달성 시기는 내년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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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가 ‘그린밸런스 2030’ 전략에 따라 신성장동력인 배터리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고속성장세 속에서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배터리 소재 부문을 정유·석유화학 사업에 이어 기업의 캐시카우로 키워낸다는 포부다.

SK이노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후발주자이지만 공격적 투자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다만 주력인 정유·석유부문 부침이 심하고 배터리 사업은 적자를 지속해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투자 여력마저 약화할 수 있어 실적개선이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실적 부진·공격적 투자·고배당 맞물려 재무구조 악화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정유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연간 기준 수조원 규모의 적자 달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조2439억원으로, 4분기 영업손익 전망치(-2000억원 안팎)를 더하면 2조5000억원 규모의 누적 손실이 예상된다.

정유사업이 국제유가 하락과 재고평가이익 감소 여파로 실적 부진을 주도한 가운데 배터리 사업 적자가 더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2분기부터 전지부문에서 이익을 내기 시작한 데 이어 4분기 삼성SDI의 전지부문 흑자가 예고된 반면 SK이노 전지사업은 2022년에야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적 부진과 별개로 SK이노의 투자는 공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4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에 2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기 위해 7억2700만달러를 출자했다. SK이노가 조지아주에 1~2공장을 세우기 위해 투자한 금액은 총 3조원에 이른다.

SK이노는 미국과 중국, 헝가리 등에서도 추가 증설을 검토 중으로, 연간 설비투자(CAPEX)에만 3조원 규모가 소요될 전망이다. 올 들어서는 중국 배터리 재사용 기업 블루파크스마트에너지 지분 13.3% 취득으로 중국 배터리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는데, 투자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고배당도 이어지고 있다. SK이노의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의 배당총액은 3조8158억원이다. 2014년 58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당시를 제외하고는 매년 배당금을 집행했다. 2019년에는 당기순이익이 658억원으로 전년 대비 96.1% 감소한 가운데서도 배당을 지속, 배당성향은 402.4%를 기록했다.

이러한 탓에 SK이노의 재무구조는 갈수록 취약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149.2%로 2019년 대비 32.2%포인트 높아졌고, 총차입금은 15조6717억원까지 확대돼 현금성자산(4조9107억원)의 3.2배를 기록했다.


◇배터리 성과 창출·소송 이슈 해결 등 최대 과제 지목

김준 대표는 배터리 사업의 이익 창출 시기를 앞당겨 재무구조를 하루빨리 개선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준 대표가 SK이노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2017년 이 회사 부채비율은 77.3%, 차입금의존도는 16.3%로 재무건전성이 준수했지만 이후 지속 악화해 현재는 위험 수준으로 치달았다.

올해도 석유화학업계 전망은 정제마진 부진으로 불투명하다. 다만 올 1분기 SK이노의 영업손익이 –300억원 규모로 대폭 축소되거나,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은 희망적이다. 전지사업은 적자 지속과 별개로 외형확장을 이어간다. 업계에서는 SK이노 배터리 사업 매출이 작년 4분기 5000억원 규모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는 2019년 2월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톱10’에 입성한 뒤 지난해 11월 5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 기간 SK이노의 배터리 출하량은 4배 이상 늘었다.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세 속에서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 중인 SK이노 배터리 부문 흑자전환 시점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준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분쟁에 따른 피해도 최소화해야 한다. 양사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영업비밀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은 내달 10일 예정이다. 지난해 2월 ITC가 SK이노에 조기 패소 예비결정을 내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소송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 소송에서 SK이노가 패소할 경우 SK이노는 수조원의 손해배상금과 함께 미국 배터리 부품 수출 금지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최악의 경우 조지아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고 사업을 철수할 우려가 제기된다.

그동안에는 양사의 합의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가 컸지만 최근 양측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며 합의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 다만 ‘기아자동차-애플’ 협력이 현실화하면 미국이 적극 중재에 나설 수 있어 SK이노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SK이노는 기아와 수년간 전기차 사업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SK이노는 ‘그린밸런스 2030’ 달성을 목표로 기업PR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린밸런스는 오는 2030년까지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전히 없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완성하는 중장기 전략이다. SK이노가 정유·석유·윤활유 중심의 사업구조를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등 친환경 사업 중심으로 전환을 꾀하는 것도 그린밸런스와 궤를 함께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

김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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