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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낯선 얼굴의 'BMW 4시리즈'... 반항적 유전자 만큼은 '그대로'

180마력대 420i M스포츠 패키지
날렵하고 경쾌한 주행질감 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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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신형 4시리즈에 파격과 혁신을 입혔다. 어느덧 브랜드의 상징이 된 수평형 키드니 그릴을 수직형으로 변경하면서다. 익숙함과 이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신형 4시리즈의 디자인 변화를 두고 소비자들이 거부감을 드러낸 이유다. 혹자는 신형 4시리즈를 두고 돼지코, 뉴트리아라는 말을 내뱉는다.

물론 이들은 신형 4시리즈의 실물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차가 그런 것처럼 사진과 실물은 천지 차이다. BMW의 4시리즈 또한 그러하다. 얼굴이 조금 달라졌다고 해도 4시리즈의 색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우리가 느꼈던 거칠고 강렬한 주행질감은 여전하다.

지난 5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420i M스포츠 패키지를 만났다. 돼지코도 뉴트리아도 없었다. 수직형 키드니 그릴은 수평형보다 더 역동적인 느낌을 줬다. 앞뒤 보지 않고 직진할 것 같은 4시리즈와의 색과 오히려 잘 맞아 떨어졌다. 수직형 키드니 그릴에 대한 어색함이 금세 증발한 이유다. 그릴에는 BMW 최초로 카메라와 센서도 품고 있다. 단순히 형상의 변화가 아닌 BMW의 새로운 혁신이 담긴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수직형 키드니 그릴을 양 옆에서 잡아주는 듯한 느낌의 헤드램프는 기존보다 더 날렵하게 디자인됐다. 내부 그래픽도 둥근 형상에서 좀더 직선에 가까운 느낌으로 변했다. 그 아래 에어커튼은 절묘하게 자리잡아 스포티한 느낌을 극대화한다. 금방이라도 뿔을 내밀며 달릴 것 같은 성난 황소와 같은 느낌이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오버행이 짧고 도어가 길다. 짧은 오버행을 통해 역동적인 느낌을 극대화하면서도 긴 도어로 균형을 잡았다.

선을 통해 기교를 부리지 않고 면에 집중해 볼륨감을 강조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여기에 헤드램프와 유사한 형상의 리어 램프가 둥근 머플러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달리기 정말 잘하는 차'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


외관을 한번 훑었을 뿐인데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문을 횡급히 열 수밖에 없었다. 4시리즈는 2도어 쿠페 모델이다. 문을 열자 무언가가 쭉 하고 뻗어나왔다. 쿠페형 모델이다보니 안전벨트 착용 시 공간의 제약 등으로 불편할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한 가이드다.

쿠페형 모델이라 운전석에 앉으면 약간 타이트한 느낌이지만 오히려 주행을 하기에는 편하다. 센터페시아 부분은 전체적으로 높이가 있는데 마치 조종석에 앉은 착각이 들게 했다. 전체적으로 마감재도 고급스럽다. 10.25인치 디스플레이는 시인성 및 조작성이 좋은 편이다. 전체적인 내부 디자인은 4시리즈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앞서 출시된 신형 5, 6시리즈와 유사한 느낌이다.


신형 4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무래도 달리기 능력일 것이다. 사실 420i를 시승하라고 했을 때 "오늘은 실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420i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트윈파워 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는데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스펙인 것이 사실이다. 함께 있던 M440i는 직렬 6기통에 387마력을 뿜어낸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420i는 어린 아이 같은 느낌이다. 200마력도 안 되는 차가 달려봤자 얼마나 달리겠냐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달렸다. 온 힘을 다해 가속페달을 밟았다. 인천공항 인근의 뻥 뚫린 도로에서 거침이 없었다. 나름대로 강렬한 배기음도 토해냈다. 8단 자동 변속기는 가속페달을 통해 보내는 운전자의 신호를 똑똑하게 읽어내며 효과적으로 반응했다. 여기에 4시리즈만을 위해 차별화된 서스펜션 세팅과 3시리즈 대비 21mm 낮아진 차제로 낮아진 무게중심까지. 충분히 펀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녀석이 420i였다. 180마력대 차량이라는 것을 잠시 잊었다. 아주 잠시 동안은 말이다. 물론 딱 거기까지였다. 잠시 후 근처에 있던 M440i가 맹렬한 배기음을 쏟아내며 질주했다.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곡선구간에 진입했다. 운전대를 심하게 틀자 잠시 주춤했지만 금세 자세를 고쳐 잡았다. 각도가 크던 작던 어떤 조작에도 몸 놀림은 유연한 편이었다. 다만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 가끔 불편함을 줬다. 서스펜션 세팅은 완전 하드하지 않지만 무른 편은 확실히 아니었다.

이날 시승한 420i 쿠페 M스포츠 패키지의 판매가격은 5940만원이다. 성능, 가격상 보급형 모델이라는 생각이다. 과속 없이는 못 산다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데일리카로 활용하면서 가끔 속도를 내고 싶은 소비자라면 420i가 충분히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6000만원 미만의 가격으로 짜릿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는 쿠페는 420i뿐일 것이다.

<BMW 420i M스포츠 패키지 스펙>
2000cc 트윈터보 4기통 가솔린 엔진, 자동 8단 변속기, 최대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0.6kg·m, 최고속도 240km/h, 제로백 7.5초, 연비 11.5km/l(4등급), 전장 4770mm, 전폭 1845mm, 전고 1385mm, 축거 2850mm, 타이어 전후륜 18인치, 전륜 서스펜션 맥퍼슨 스트럿, 후륜 서스펜션 멀티링크.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

이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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