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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판분리’ 추진 중인 한화생명, 노사갈등 봉합하면 성과는 ‘글쎄’

사업비 3.6% 증가로 비차손익 감소…노사 합의 통한 추가적 지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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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사업비, 사업비율 현황 (단위: 억원) <자료=한화생명>


지난해 71.8%의 순익 증대를 이룬 한화생명이 제판분리(제조와 판매의 분리)를 통해 추가적인 성장을 이루고자 했지만 노사 갈등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정규직 노조에 이어 전속 설계사(FP)까지 제판분리에 따른 근무환경 보장과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난해 사업비율은 14.9%로 전년과 동일했지만 사업비 지출액은 같은 기간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화생명의 사업비 지출액은 2018년 1조8910억원에서 2019년 2조30억원, 2020년 2조760억원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통상적으로 보험사의 사업비는 광고비, 유지비, 수금비, 점포운영비, 판매촉진비, 설계사 수당, 직원급여 등으로 구성된다. 이를 절감할수록 영업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경영 효율화의 대표적인 방안으로 손꼽힌다.

이에 따라 예정사업비에서 실제사업비를 뺀 비차손익(사업비차손익) 역시 줄었다. 지난해 비차손익은 3170억원으로 전년(3300억원) 대비 3.9% 감소했다. 비차손익은 사차손익(위험률차손익), 이차손익(이자율차손익)과 함께 보험사 이익의 대표적인 원천이다.

지난해 사업비 증가와 비차손익의 감소는 신계약 확대 등에 따른 영업 호조에 따른 영향이라는 게 한화생명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실제 지난해 신계약 APE(연납화 보험료)는 전년 대비 0.7% 증가에 그쳐 영업비용 증가에 따른 결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제는 올해 역시 추가적인 사업비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한화생명이 자회사형 GA(한화생명 금융서비스) 설립을 통해 추진 중인 제판분리 과정에서 정규직 노동조합에 이어 보험설계사 노동조합 역시 수수료율 보장 등의 조건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한화생명 보험설계사(FP) 노동조합인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판분리에 따른 소속 전환과 관련한 위로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GA의 영업규정과 수수료 규정 등을 명확히 문서로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정규직 노조와 △일정기간(5년) 모‧자회사의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안전협약 체결 협의 △기존 지점장(정규직)을 사업가형 지점장으로 전환 금지 △물적분할에 따른 근로조건 보장 등의 협의가 진행된 상황에서 부담이 가중된 셈이다.

현장 영업활동 지원과 설계사 수수료 개정작업 등은 최종적으로 비차손익의 감소로 이어진다. 제판분리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규모의 경제를 통한 연결손익을 이뤄내겠다는 한화생명의 포부와 달리 노사갈등 봉합을 위해 오히려 추가적인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사의 경우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지만 이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들의 요구조건을 어느 정도는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제판분리는 영업 효율화를 위한 차원이지만 노사갈등 탓에 초기 단계에서는 이를 제대로 이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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