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회에 바란다⑫] '脫원전' 정책으로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산업경쟁력 악화 해법

산업용 전기료 인상 기업에 큰 부담...거대 여당, 탈원전 정책 속도조절 역할해야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여당의 압승으로 끝난 가운데 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단독으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까지 가능해진 여당은 향후 예고된 주택·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따라 기업들이 감내해야 할 충격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하는 책임도 맡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이후 우량 공기업인 한국전력의 경영난이 확대되는 등 부작용이 가시화되면서 정책적인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문 정부는 2017년 6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원자력발전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탈원전 시대’의 개막을 선포했다. 대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통한 전력생산 비중을 전체의 20%로 끌어올리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내세웠다.

이후 △7000억 원을 들여 보수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신규 원전 6기(신한울 3·4호기 포함) 백지화·건설중단 △원전 10기 수명 연장 금지 등 탈원전 정책이 본격 시행됐고, 이를 대신할 액화천연가스(LNG)·신재생에너지 설비가 확대됐다.

자료: 한국전력/단위: 억 원
자료: 한국전력/단위: 억 원


이런 가운데 한전 실적은 탈원전 정책 이듬해인 2018년부터 적자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1조3566억 원의 영업적자(연결기준)를 기록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공기업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인 두산중공업도 공정률 30%인 신한울 3·4호기의 건설 중단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중공업 노조는 지난 13일 금속노조 측에 신한울 3·4호기 사업 재개를 정부에 요구해달라는 안건을 올렸다. 그러나 정부의 확고한 탈원전 기조를 고려한 듯 금속노조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총선을 앞두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영구정지가 결정된 월성 1호기의 재가동을 추진하겠다며 열을 올렸다. 또 국민의당과 함께 문 정권 이후 진행된 태양관발전사업에 대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진행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그러나 야권의 총선 참패로 그러한 계획은 추진력을 잃게 된 반면 여당 공약이었던 한국형 그린뉴딜 추진 등 에너지 전환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제기되는 가장 큰 우려는 전기료 인상 문제다. 서울대 원자력 정책센터에 따르면 탈원전 정책이 지속될 경우 2030년 전기요금은 현재보다 23%, 2040년에는 38% 인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실제 요금으로 바꿔보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국민 부담은 2030년까지 83조 원, 2040년까지는 283조 원에 달한다.

특히 전체 전력 소비의 56%(지난해 기준)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가 크다. 주택용 전기요금 인상 방안이 국민 반대여론에 부딪히면 그 화살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료: 한국전력/단위: 원(KWh 당)
자료: 한국전력/단위: 원(KWh 당)







실제로 산업용 전기요금은 2010년 KWh당 76.6원으로 주택용(119.9원)의 63.9% 수준이었지만 지난해(1월~11월)는 105.8원으로 104.8원인 주택용 요금을 추월했다. 전기요금 인하 등 정책적 혜택이 산업용 대비 요금인상 반발이 심한 주택용에 쏠린 영향이다.

특히 올 상반기 전기요금 개편안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한전은 하반기부터 심야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기업에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총선으로 탄생한 거대 여당이 기업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등으로 탈원전 정책에 속도조절을 유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거 한전에 몸담았던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탈원전으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은 계속 높아지는데 정작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이 없을 거라고 공언하며 스스로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며 “둘 사이의 해법을 찾지 못하면 모든 책임은 정부와 주류 세력인 여당에 쏠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