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 끝?...이통사 알뜰폰 자회사, 수익성 개선 뚜렷

적자폭 줄며 알뜰폰 자회사 실적 개선
알뜰폰 시장 성장·비대면 유통 확대 효과
자회사 쏠림 현상에 중소업체 불만 지속



이통사 알뜰폰 자회사들이 몇년간 가입자 확보를 위한 출혈경쟁을 벌이면서 적자를 기록해왔지만 최근 들어 수익성 개선세다. 최근 알뜰폰 시장 확대에 힘 입어 가입자가 크게 증가하고 비대면 가입이 늘면서 유통 비용을 절감한 효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인 KT엠모바일, 미디어로그, SK텔링크 등의 지난해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알뜰폰 가입자 1위인 KT엠모바일은 지난해 순손실 36억원을 기록해 전년 56억원 대비 적자폭이 20억원 줄었다. 매출액은 163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됐다.

알뜰폰 브랜드 U+알뜰모바일을 운영하는 ‘미디어로그’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95억원에서 13억원으로 줄었고, 순손실도 117억원에서 17억원으로 적자폭이 대폭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219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소폭 늘었다.

SK텔링크는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순이익이 30억원에서 179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베트남 투자회사 매각, 중고폰 사업 철수, 법인세 영향 소멸 등 요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중고폰 사업, B2B 사업 등을 정리하고 알뜰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특히 엠모바일과 미디어로그는 알뜰폰 후불 가입자 확보에 집중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에 대거 투입하면서 몇년간 적자를 기록해왔다. 하지만 최근 알뜰폰 시장이 자급제 단말 구매 증가로 주목 받고 성장한데 힘 입어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면서 수익성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KT엠모바일은 지난해 알뜰폰 가입자 80만명을 돌파하며 1위로 지속 선점하고 있고 미디어로그는 지난해 말 60만명을 넘어서며 성장세가 가파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셀프개통 등 비대면 방식의 가입이 늘면서 대리점 리베이트 등 비용이 줄어드는 체실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영향이 커보인다"며 "또 가입자가 어느정도 증가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본 것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알뜰폰 자회사들의 성장으로 시장 전체가 이들 위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한 중소업체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모회사를 이통사로 둔 자회사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사업 규모가 영세한 중소규모 알뜰폰 사업자들은 마케팅 경쟁을 벌이기에는 자금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치권은 최근 이동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 확대로 인한 알뜰폰 시장 공정경쟁 저해 가능성을 제도적으로 방지해야 한다고 판단, 점유율 제한 방식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회사들 입장도 있다. 수익성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는 곳이 많고 아직까지 큰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지 못해서다. 또 자회사간에도 경쟁이 심화되면서 사은품 증정이나 프로모션과 같은 마케팅 활동으로 가입자를 확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회사의 성장을 제한시킨다고 해서 중소사업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대안이 불투명하다는 게 문제"라며 "자회사들이 사은품이나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해 요금 부담을 낮췄고 고객 혜택을 늘린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최은수 기자 / escho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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