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정제마진 약세로 실적 개선세 ‘둔화’ 예고

정제마진 1달러대로 약세 지속…2분기 정유사 실적 ‘주춤’ 전망

정유업계의 대표적인 수익지표인 정제마진이 약세를 나타냄에 따라 정유사의 실적 개선세도 둔화할 전망이다.

정유4사는 지난 1분기 시장 예상을 웃도는 ‘깜짝실적’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했다. 업계는 이러한 성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제마진이 약세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2분기 정유사의 실적은 주춤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8달러로, 5월 셋째 주(1.6달러) 이후 7주 연속 1달러대에 갇혀 있다. 정제마진은 지난 4월 마지막 주 배럴당 3.2달러로 59주 만에 3달러대를 기록한 이후 다시 하락해 현재까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으로, 정유사 수익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다. 업계에서는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는 돼야 정유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손익분기점으로 판단한다.

정제마진 부진과 별개로 국제유가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5일 중동 두바이유(Dubai) 가격은 배럴당 74.68달러로 전일 대비 0.8%(0.59달러) 올랐다. 1년 전 배럴당 40달러에 그쳤던 두바이유는 지난해 말 50달러, 올 6월에는 70달러를 돌파하고 있다.

정유4사는 지난 1분기 정제마진 약세 속에서도 국제유가 강세에 힘입어 합산 2조원대 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유가가 오르기 2~3개월 전 싸게 사들인 원유로 석유제품을 생산한 후,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제품을 비싸게 판매해 ‘래깅(lagging)효과’를 거둔 것이 주효했다.

기업별로는 SK이노베이션이 1분기 5025억원, GS칼텍스가 6326억원으로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각각 4128억원, 62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평균 영업이익률은 8.5%를 나타냈다. 이는 2016년 8.4%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강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2분기 정유사 실적은 1분기보다 저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질적인 이익 지표인 정제마진이 여전히 부진한 데다 정유사 이익을 보전했던 재고이익 규모도 2분기에는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을 1분기보다 10% 가량 감소한 4500억원, 에쓰오일은 약 23% 감소한 48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 또한 1분기보다는 5~10%대 하락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2달러 아래로 낮은 상황에서 재고평가이익만으로 성과를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여행 재개에 따라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정제마진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