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만으론 부족”…게임업계, IP활용 신사업 발굴 ‘활발’

창간 9주년/다가온 미래 '포스트 코로나'…기업이 달라진다 <18>
인기IP로 영화·웹툰·드라마로 무한 확장
블록체인·메타버스·뷰티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 찾기 '절실'
ESG 등급 타 업종에 비해 낮은편…엔씨 선두로 ESG경영 나서

게임사가 게임만 만든다는 건 옛날 이야기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변화한 비대면 세상에서 게임사들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인기 IP(지적재산권)로 영상, 웹툰 등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고, 게임과 동떨어진 새로운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이처럼 게임사들은 사업 다각화에 힘쓰는 이유는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으론 성장한계…IP확장으로 성장동력 마련 박차

게임업계에서 인기 IP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대로 만든 IP 하나가 회사를 먹여 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잘 만든 IP로 모바일, PC, 콘솔 등 다양한 게임을 제작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한 콘텐츠와 굿즈 등 로열티 수익도 쏠쏠한 편이기 때문이다.

리니지 IP로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는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지난 3월 MBC와 CJ ENM과 손을 잡았다. 엔씨와 MBC는 양사가 보유한 웹툰, 웹소설, 게임, 영화, 드라마 등 IP를 원천소스로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일 예정이다.

새로운 IP를 창작하거나 외부 IP를 발굴하기 위한 협력도 추진한다. 엔씨는 공동개발 대상 IP의 웹툰화, 웹소설화, 게임화를 맡고, MBC는 IP를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과정 전반을 담당한다.

크래프톤은 배그를 활용한 첫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를 선보였고, 웹툰과 애니메이션, 그래픽 노블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할 예정이다.

▲ⓒ(좌) 크래프톤 단편영화 '그라운드 제로' (우) 서머너즈 워 코믹스 시리즈 정규작 '서머너즈 워: 레거시'


스마일게이트도 핵심 IP '크로스파이어'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인 소니픽처스와 협력해 자사 IP를 기반으로 한 대작 영화를 제작 중에 있다. 작년에는 중국 쑤저우 최대 쇼핑몰 ‘쑤저우 센터’에 '크로스파이어'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이하 크로스파이어 테마파크) 1호점을 설립하기도 했다.

컴투스는 흥행작 '서머너즈 워' IP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는 중이다.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출판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컴투스는 웹소설·웹툰 제작 콘텐츠 기업 엠스토리허브의 지분 18.6%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어 4월에는 서머너즈 워 코믹스 시리즈의 정규작 '서머너즈 워: 레거시'를 출간했고, 미국 인기 드라마 '워킹데드' 제작사 스카이바운드와 함께 '서머너즈 워' IP를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출판·구독경제 등 사업 다각화 한창

아예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게임사도 많다. 올해 3월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하면서 사업다각화를 예고한 게임사도 여러곳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게임즈와 네오위즈가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컴투스는 출판업을 추가했다.

블록체인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회사는 위메이드다. 이 회사는 2018년 1월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블록체인 개발에 나섰다. 작년 1분기 블록체인 기반 게임 서비스 플랫폼 ‘위믹스 네트워크’를 선보였고, 자체 토큰 ‘위믹스’를 작년 10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과 올해 1월엔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비키(BiKi)'에 각각 상장했다. 2월에는 자체 개발 암호화폐 거래소 '위믹스 덱스' 출시했다.


이밖에 다수 게임사가 지분투자와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 역량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업체 웨이투빗의 최대주주이고, 게임빌도 '코인원'의 지분 13%를 인수했다. 상장을 앞둔 크래프톤 역시 블록체인 기술 전문 투자펀드 ‘해시드’에 투자했다.

게임을 금융과 합친 콘텐츠 개발에 나서고 있는 넥슨은 가상화폐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7년 국내 첫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 인수를 시작으로 작년 자회사 '아퀴스(ARQUES)'를 설립했다. 금융거래 플랫폼 업체 아퀴스는 가상화폐 포함 다양한 금융 자산을 투자·관리하는 글로벌 플랫폼 개발 중에 있다.

넷마블 역시 재작년 인수한 생활가전 렌탈업체 코웨이와 본격적인 협업에 나섰다. 최근 '넷마블힐러비'라는 신설법인을 세워 맞춤형 뷰티 솔루션 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코웨이의 뷰티사업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미 많은 게임사가 각각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가고 있다"며 "VR, AI,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가장 빨리 받아 들이며 기존 사업에 접목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게임에서 나아가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창조하는 콘텐츠 개발 및 유통사로 나아가고 있는 움직임을 보이는 회사들이 많다"고 말했다.

◇엔씨가 일으킨 ESG바람…게임업계 전반으로

게임업계는 ESG등급이 타 업종에 비해 낮은 편이다. 매년 기업의 ESG종합 등급을 평가해 발표하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작년 대형게임사 중 엔씨소프트가 B+로 가장 높은 등급을 받았다. 넷마블은 B등급, 넥슨지티는 C등급이다. 특히 환경 부문에서 거의 모든 게임사가 D등급을 받았다.

게임사 중에서는 엔씨소프트가 가장 먼저 나섰다. 올해 3월 'ESG경영위원회' 설치를 시작으로 ESG 경영 핵심으로 △미래세대 △사회적약자 지원 △환경 생태계 보호 △AI시대의 리더십과 윤리를 제시했다.

넷마블도 하반기 이사회 직속의 ESG 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미 넷마블문화재단을 통해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무를 시행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로 신사옥도 빗물을 조경수로 사용하고, 조경수를 다시 청소용수로 사용하는 등 환경 경영에도 동참하고 있다.

중견게임사 중에서는 펄어비스가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1일 지속 가능한 ESG 경영 활동을 위해 ‘펄어비스 ESG 태스크포스(TF)’ 조직을 신설했다. 코스닥에 상장된 게임 개발사 최초다.

컴투스와 게임빌도 7월 중 ESG 위원회를 신설할 방침이다. 양사는 앞으로 환경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서 문화를 통한 지역 사회 기여 방안을 강구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건전한 경영환경을 모색하는 등 ESG 중심 경영전략을 세부적으로 수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