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소·우주항공’ 신사업 장착…미래형 기업으로 도약

창간 9주년/다가온 미래 ‘포스트 코로나’, 기업이 달라진다 <12>
태양광·수소·도심항공모빌리티 사업 중심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
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한화시스템 등 주요 계열사 성과로 지속성장 기대

한화그룹(회장 김승연)이 태양광, 수소에 이어 우주항공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미래형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린뉴딜’로 대표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땅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늘과 우주에서는 친환경 에너지를 연료로 하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인공위성 사업을 키워 지속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는 올 1분기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거뒀다. 매출은 12조838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1.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485억원으로 186.2% 급증했다. 영업이익은 업계에서 예상했던 3600억원 수준을 크게 뛰어넘었고, 역대 분기 기준 최대 실적 기록을 썼다.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주력 계열사 모두 실적이 성장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실적 성장세는 석유화학 분야의 시황 개선,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에 따른 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동관 사장, 태양광 안착 이어 수소 사업 구체화

한화는 방위산업·석유화학기업을 넘어 현재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선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와 우주사업의 집합체인 ‘스페이스 허브’ 팀장도 맡아 그룹의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 사장은 태양광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놨다는 평가와 함께 수소 사업을 구체화한 공을 인정받고 있다. 2012년 한화큐셀 기획실장으로서 독일 큐셀 인수를 주도해 그룹 내 태양광 사업을 안착시켰고, 2019년 일본 태광후지킨으로부터 수소탱크사업을 사들이며 수소 사업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화의 수소 사업 윤곽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김 사장은 2020년 12월 미국 고압 탱크 업체 시마론 인수를 결정했다. 시마론은 2000리터에 달하는 초대용량 형태의 복합소재 탱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시마론의 고압 탱크는 우주 항공용 탱크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차별화된 소재·구조 기술을 적용, 가스를 100% 남김없이 사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고압가스 탱크는 남은 가스 용량이 전체 탱크 용량의 1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탱크 수축에 따른 파괴 현상이 발생한다. 시마론은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설비 증설자금 등을 포함해 2025년까지 시마론에 약 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후 국내에선 태광후지킨을 통해 수소 기반 드론(무인 비행체), 승용차, 상용차 등에 적용되는 탱크를 생산하고 해외에선 시마론을 통해 대형 수소 운송용 트레일러나 충전소에 들어가는 탱크를 생산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최근 한화종합화학은 글로벌 수준의 가스터빈 성능개선 및 수소혼소 개조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PSM(Power Systems Mfg)과 네덜란드 ATH(Ansaldo Thomassen B.V, 인수 후 Thomassen Energy로 사명 변경)를 인수하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수소혼소 기술을 확보했다.

수소혼소 발전은 가스터빈에 수소와 천연가스를 함께 태워 발전하는 방식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어 미국, 유럽 등에서는 탄소배출이 제로인 수소 발전의 전 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효과적으로 감소할 수 있는 기술이다.

◇한화시스템 하늘길 열고, 스페이스 허브는 우주 공략

김동관 사장은 태양광과 수소에 이은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우주항공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올 3월 출범해 김 사장이 이끌고 있는 스페이스 허브는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와 한화시스템의 통신·영상장비 전문인력, ㈜한화의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인력, 한화에어로가 지분 30%를 인수한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 등이 모인 우주기술 집합체다.

김 사장은 스페이스 허브 팀장 취임 일성으로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게 우주산업”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 허브는 △한화시스템의 영상 탑재체 기술과 쎄트렉아이의 지구관측위성 기술 융합 △양사의 통신체계 기술과 소형위성 설계기술을 더한 위성통신 분야 진출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기술과 시마론의 수소·우주용 탱크기술을 우주 사업과 연계하는 다양한 ‘기술 콜라보’를 시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스페이스 허브의 주요 무대가 우주라면, 하늘에서는 한화시스템의 UAM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미국 오버에어(Overair)와 에어 모빌리티 기체 ‘버터플라이’를 공동개발하고 있다. 버터플라이는 최대 시속 320㎞로 이동할 수 있는 도심항공 교통수단이다.

지난 5월에는 영국의 도심 항공 UAM 인프라 전문기업 스카이포츠와 업무협약을 체결을 통해 에어택시 인프라 개발을 본격화했고, 6월에는 미국에 UAM 서비스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김동관 사장은 올해 ‘2021 P4G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스마트하고 경제성 있는 친환경 기술 개발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며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하면서도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한화그룹이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보배 기자 / bizbobae@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