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기업 효성의 변신... 신사업·ESG 주목

창간 9주년/다기온 미래 '포스트 코로나'…기업이 달라진다 <32>
굴뚝 기업 이미지 벗고 친환경 기업 변신
ESG 경영위원회 출범, 100년 효성 시동

조현준 회장 체제 5년차인 효성그룹의 주요계열사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뚫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효성그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기존의 굴뚝기업 이미지를 벗고, 수소 등 친환경 사업과 ESG 경영을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시름하던 효성그룹은 올들어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효성은 올해 1분기(연결 기준) 매출액 6869억원, 영업이익 10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각 9%, 1788%씩 성장한 것이다. 순이익은 91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효성의 1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주요계열사의 실적이 대폭 개선된 덕분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에도 효성 주요계열사의 호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효성이지만, 조현준 회장은 현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 중이다. 조현준 회장의 시선은 수소사업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달 21일 울산시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열린 '수소 사업 비전 선포 및 액화수소플랜트 기공식'에서 조현준 회장은 "수소는 인류의 미래를 바꿀 에너지혁명의 근간"이라며 "지속적인 투자로 수소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소사업을 100년 기업 효성을 향한 원동력으로 점 찍은 것이다.

효성그룹은 수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글로벌 가스·화학 전문기업 린데와 설립한 생산 합작법인인 린데수소에너지는 효성화학의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세운다. 2023년 5월부터는 본격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5년 간 1조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3만9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판매 합작법인인 효성하이드로젠은 액화수소 충전인프라 구축에 힘써 전국 30여곳에 대형 액화수소 충전소를 세울 방침이다. 이밖에 린데와 기술협력을 통해 2024년까지 액화수소 충전 기술 및 설비 국산화에 나선다.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 추출 기술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울산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액화수소 플랜트 기공식에서 수소사업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사진제공=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난 6월 울산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액화수소 플랜트 기공식에서 수소사업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사진제공=효성>

수소사업 경쟁력 확보를 모색하는 조현준 회장은 국내 주요 대기업과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6월 10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과 회동해 수소기업협의체 설립을 논의했다. 수소경제 미래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민간기업 주도의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회동 당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속적인 R&D를 통해 수소의 충전 및 공급 설비를 국산화할 것"이라며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행보만 보면 기업의 수익 창출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국내 기업의 화두인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강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조현준 회장은 "ESG 경영 강화는 효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아이덴티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효성그룹은 지주사인 효성뿐 아니라 주요계열사의 ESG 경영위위원회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효성의 ESG 경영위원회를 출범 시키며, 100년 효성을 위한 지속가능경영체제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 ESG 경영위원회는 기존 투명경영위원회가 수행해 온 특수관계인 간 거래 심의, 주주권익 보호를 위한 경영사항 의결 등의 역할 외에도 ESG 정책 수립, ESG 정책 리스크 전략 수립, 환경·안전·기후변화 대응 투자 및 활동 계획 심의 등을 담당한다. 나머지 주요 계열사도 연내 ESG 경영위원회 설립 완료할 예정이다.

민간기업 최초로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는 것도 조현준 회장의 ESG 경영 강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효성은 조현준 회장을 대신할 이사회 의장으로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을 선임했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의 ESG 경영위원회 설치 이후 "환경보호와 정도경영, 투명경영을 확대하고 협력사들과 동반성장함으로써 주주들과 사회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100년 기업 효성'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완 기자 / lee88@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