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업체들, 코로나19서 교훈 얻었다…사업·시장 다변화 속도

창간 9주년/다기온 미래 '포스트 코로나'…기업이 달라진다 <30>
브랜드사보다 OEM사 타격 비교적 적어
소독제·마스크 생산하는 등 생활용품군 강화
해외 국가 취향 맞춘 맞춤형 제품 출시

화장품 업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타격을 크게 받은 대표적인 분야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일부 화장품 기업들은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 투자하거나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 위기를 일부 타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브랜드사보단 타격 적었던 OEM 기업들…코로나19 수혜 부문 생산 강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화장품 판매에 집중하는 브랜드사보단, OEM·ODM 등 위탁제조를 하는 기업의 실적이 비교적 양호했다. 이는 소비자 심리에 빠르게 직격탄을 맞는 브랜드사와 다르게, 위탁생산의 경우 기업 간 거래로 미리 정해진 물량을 계약해 납품하기 때문에 타격이 비교적 늦게 전달된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브랜드사의 어려움은 곧 위탁제조 업체의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상위 ODM 업체인 코스맥스나 한국콜마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화장품 분야에선 고전했으나, 신규 부문 강화와 자회사의 실적 개선 등으로 어려움을 해소했다.

시기에 맞는 제품을 재빠르게 출시한 코스맥스는 수혜를 봤다. 코스맥스는 화장품을 생산하던 공장의 일부 라인을 손소독제 라인으로 재빨리 바꿨다. 코로나19로 손소독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조치였다. 예상은 적중했고, 코스맥스는 지난해 상반기 손소독제 매출로만 약 500억원을 달성했다.

한국콜마는 자회사의 덕을 봤다. 2018년 인수한 제약사 HK inno.N(옛 CJ헬스케어)의 실적이 한국콜마 연결 기준 실적에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2019년 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한 HK inno.N은 지난해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의약품은 환자의 건강과 직결돼 있고, 처방권자가 따로 있기 때문에 소비자 심리에 따른 매출의 영향을 적게 받을 수밖에 없는 특수성이 있다.

또 지주사인 한국콜마홀딩스 자회사 화장품 마스크팩 기업 콜마스크는 지난해 9월 국내서 ‘비말차단마스크’의 허가를 받으며 코로나19 관련 제품군을 강화했다.

◇목표 국가 맞춤형 제품 출시로 중국 의존도 낮춘 에이블씨엔씨

해외 국가 맞춤형 화장품 출시로 중국 의존도를 낮춘 기업도 있다.

대표적으로 브랜드 ‘미샤’로 잘 알려진 에이블씨엔씨가 있다. 최근 일본 지역 매출이 이 회사 수출액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에이블씨엔씨의 일본 지역 매출액은 406억원, 중국 지역 매출액은 224억원으로 일본 매출이 중국 매출을 넘어섰다. 지난해 일본 지역 매출액은 전년비 5.5% 증가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일본 법인인 ‘MISSA JAPAN INC.'를 통해 일본 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인기를 끈 결과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에서 출시된 제품은 일본인 취향에 철저히 특화한 것으로, 일부는 국내에서 구할 수 없었다. 미샤는 2017년 일본 내 단독 매장을 모두 정리하고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등에만 제품을 납품하는 것으로 유통 구조도 변경한 바 있다.

◇LG생활건강, 코로나19에도 사상 최대 실적…생활용품 부문 수익성 개선 덕

대기업 계열 화장품 기업들은 중소기업과 다르게 화장품 외 다른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장품 사업의 매출 하락을 다른 사업 강화로 상쇄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LG생활건강이 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화장품에서 다소 고전했지만, 생활용품 사업과 음료 사업이 호조인 영향이었다.

물론 이들 사업에서 출시하는 제품과 기존 제품의 마케팅을 코로나19 시기에 맞춰 변경한 것이 도움이 됐다. 회사는 생활용품 사업에 포함된 위생 관련 신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동시에 마케팅 등 홍보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생활용품 부문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유통재고를 축소하고 수익이 좋지 못한 제품은 과감하게 정리했던 것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영업이익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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