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리모델링 시장…건설사 수주전도 치열

재건축보다 추진 기간 짧고 규제 문턱 낮아 리모델링 주목
건설사들 잇달아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면서 사업 본격화

올해 GS건설이 수주한 문전건영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투시도. <사진제공=GS건설>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건설사의 수주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규제가 강한 재건축 사업을 대신해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면서 건설사들도 사업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수도권 아파트는 올해 4월 기준 62개 단지(4만5527가구)다. 2019년 12월 37단지(2만3935가구)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1990년대 지은 중층 노후아파트의 급속한 증가로 주거환경개선과 경제적인 비용절감을 위해 리모델링 사업 주목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리모델링은 준공한 지 15년 이상에 안전진단 C등급 이상(수직 증축은 B등급 이상)을 받으면 추진이 가능하다. 재건축은 준공만 30년을 넘어야 하고 안전진단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한다.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사업 추진 기간이 짧고 규제 문턱이 낮아 현실적인 주거환경 개선 방안으로 꼽힌다.

중견사들의 먹거리였던 리모델링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최근에는 대형사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GS건설은 7일 건축·주택부문 도시정비사업그룹의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정비2담당 산하에 '리모델링팀'을 신설했다. GS건설 리모델링팀은 앞으로 사전 기술영업을 통해 리모델링 사업을 발굴하고 수주를 늘릴 목표다. 리모델링팀은 수주 단지의 사업 관리를 담당하며, 이를 통해 리모델링 기술을 확보하고 사업수행 역량을 축적해 리모델링 사업에서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GS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자이를 앞세워 리모델링 사업을 본격화한다. 2018년 청담건영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시작으로 2019년 송파 삼전현대아파트, 올해 4월과 5월 각각 문정건영아파트, 밤섬현대아파트 등 4건의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며 총 4589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서울 지역 신도림우성1차, 신도림우성2차, 서강GS아파트 등 3곳의 리모델링 사업에서도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DL이앤씨는 리모델링 시장 복귀 두 달 만에 누적 수주 1조원를 넘어섰다. DL이앤씨는 지난 5월 산본 우륵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며 리모델링 시장에 복귀했다. DL이앤씨는 지난달 산본 율곡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이달 5일 수원 영통 신성신안쌍용진흥아파트에 이어 이번 산본 율곡아파트까지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면서 복귀 후 두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1조334억원의 리모델링 수주를 달성했다.

DL이앤씨는 국내 최초의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인 마포 용강 아파트(강변그린)부터 압구정 현대사원아파트(압구정 아크로빌/공동주택 리모델링 2호), 공동주택 리모델링 3호인 이촌동 로얄맨션까지 준공한 바 있다.

단지 전체 리모델링 준공 실적 1위인 쌍용건설은 올해 3월 4500억원 규모의 광명 철산한신 리모델링에 이어 5월 8000억원 규모의 가락 쌍용1차 리모델링 사업을 연이어 수주했다. 또 국내 리모델링 최초로 일반분양(29가구) 예정인 송파 오금아남 리모델링을 지난 4월 착공, 수주부터 시공과 준공까지 리모델링과 관련한 모든 프로세스를 수행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2000년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한 이래 단지 전체 리모델링 1~4호를 준공했다. 누적 수주실적도 5개 단지 총 약 1만3000가구, 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 누적 수주 1위를 지키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총 18개 단지, 1만6680가구의 리모델링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달에도 수원 영통 삼성태영아파트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리모델링 법규 정비 이후 국내 최초로 착공한 개포우성 9차 아파트는 올해 11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컨소시엄을 통해 리모델링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가락 쌍용 1차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가 늘면서 중견 건설사 영역으로 여겨졌던 리모델링 사업에 최근 10대 건설사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며 "기존 재건축이나 재개발 수주에서 두드러지던 도시정비사업 성적이 최근 리모델링으로 성패가 갈릴 만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성희헌 기자 / hhsung@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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