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열풍’ 주식계좌 5000만시대 열었다…증권사 ‘MZ마케팅’에 사활

증권사별 주식증정 이벤트 투입 비용만 100억~200억원 수준
MZ세대 트렌드 반영한 편의점 연계 이벤트로 접점 확대

1980년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한 ‘MZ세대’가 주식시장의 새 고객으로 자리했다. 이에 리테일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MZ세대 유입을 위한 증권사 간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한 양상이다. MZ세대 중 초보투자자가 많다는 점을 착안한 주식증정 이벤트는 물론 오프라인 채널 마케팅도 활발하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주식거래 활동계좌수는 4842만6843개로 5000만계좌에 육박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10만원 이상 잔고가 있고,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를 의미한다.

지난해 3월 이전 3000만계좌를 돌파한 후 1년여만에 1000만계좌가 늘어난 셈이다. 앞서 2007년 1000만계좌가 넘어선 뒤 2012년 2000만계좌까지 5년이 걸렸고, 이후 3000만계좌 달성까지 8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성장세다.

주식거래 활동계좌가 급증한 중심에는 MZ세대가 자리잡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식투자를 시작한 30대 이하 신규 투자자는 161만명이다. 전체 30대 이하 개인 주식소유자 316만명 중 50.8%에 달한다. 보유금액도 같은 기간 27조원에서 52조원으로 2배 가량 늘었다. 같은해 상장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20대는 107만명으로 파악됐으며, 2019년 38만명 대비 1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금액은 13조원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편의점과의 협업에도 나섰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4일 편의점 이마트24와 함께 ‘주식 도시락’을 선보였다. 이는 도시락 구매자가 하나금융투자 계좌를 개설하고, 도시락 안에 들어있는 쿠폰을 등록하면 △네이버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10개 기업의 주식 중 무작위로 1주를 주는 상품이다. 당초 준비된 주식은 1만주였는데 이틀 만에 주문량이 2만개에 달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주식 도시락은 떡갈비, 간장불고기볶음 등을 비롯한 7가지 반찬으로 구성됐으며, 가격은 4900원이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주식 도시락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워 현재 이마트24와 함께 후속상품 출시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편의점 씨유(CU)와 협업해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 CU모바일 앱 ‘포켓CU’를 통해 삼성증권 비대면 계좌를 새로 개설한 고객이 주식이나 펀드 등을 매수하면 매달 투자금액의 1%를 CU포인트(최대 120만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이벤트는 당초 3월말까지 계획됐다가 반응이 좋아 연말까지 연장됐다. 이벤트를 통해 확보된 가입자는 4달 만에 5200명에 달한다.

금융사 간 협업을 통한 마케팅도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은 케이벵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증권계좌를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케이뱅크 비상장주식을 최소 1주에서 최대 100주까지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8월31일까지 진행되며 총 300만주 규모로 진행된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는 주식증정 이벤트에 투입되는 비용은 100억~200억원 수준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마케팅을 진행하는 셈이다. 주식증정 이벤트로 인지도를 넓힌 토스증권은 12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의 케이뱅크 주식증정 이벤트의 경우 주당 발행가가 65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총 200억원 규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당장 투입되는 비용이 만만찮지만 계좌개설을 통해 유입된 고객를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한 셈”이라며 “MZ세대의 주식거래가 활발해진만큼 이벤트 투입 비용 이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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