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대표, IPO로 날개 펼까

SK루브리컨츠 등에서 경영 능력 입증 후 배터리 사업부 수장으로
공격적 투자·재원마련 ‘투트랙 전략’ 추진
이달 초 배터리 사업부 분할 검토 공식화…IPO 통한 투자재원 마련 외형 확대 속도낼 듯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부 분할 검토를 공식화하며 그간 미래사업으로 공을 들여온 배터리 사업에 날개를 달 조짐이다. 지동섭 배터리 부문 대표는 취임 이후 속도를 내고 있는 배터리 사업 외형 확장을 위한 투자금을 확보해, 이르면 내년 말 월 판매량 기준 글로벌 배터리 시장 3위에 올라선다는 목표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 대표.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 대표.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그룹 내 전략통으로 꼽히는 지동섭 대표는 서울대 물리학 학사와 경제학 석사를 졸업하고 1990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 경영기획실에 입사했다. 이후 △2012년 SK텔레콤 미래경영실장 △2013년 전략기획부문장 △2015년 SK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 △2016년 SK루브리컨츠 사장을 각각 역임했다.

지 대표는 배터리사업 대표를 맡기 전인 2년 전부터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배터리 사업 성장전략을 모색해 온 E모빌리티 그룹의 리더를 겸임해왔다. 이곳에서 배터리 사업 영역을 기존 생산 중심에서 배터리 관련 전방위 서비스로 확장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이후 지 대표는 2019년 임원 인사를 통해 SK루브리컨츠에서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로 사장 승진했다. 동시에 SK이노베이션은 CEO 직속으로 있던 E모빌리티 그룹을 배터리사업으로 편제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부도 신설하는 등 배터리 사업에 힘을 실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 대표는 E모빌리티 그룹을 맡으시기 전까지 배터리와 연관된 사업부에서 근무하지 않으셨다”며 “그럼에도 SK루브리컨츠 등에서 보이신 뛰어난 경영 능력 덕분에 회사에서 그룹 미래사업 핵심인 배터리 사업 대표를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건설 중인 전기차배터리 공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건설 중인 전기차배터리 공장.<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지 대표는 취임 후 배터리 사업 투자를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 미국 조지아 주에 22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1·2공장을 건설 중이며, 같은 지역에 추가 배터리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다. 또 헝가리와 중국에서도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가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2025년까지 배터리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만 18조원에 달한다.

지 대표는 공격적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 재원 마련에도 힘써왔다. 지난 4월 윤활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을 통해 1조1000억원, 지난 5월 SKIET의 IPO를 통해 1조3000억원 등 총 2조4000억원을 확보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후발주자임에도 다임러 크라이슬러,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포드 등 주요 고객사로부터 대규모 물량 수주에 성공했다. 올해도 포드와 전기차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202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연간 약 6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등을 생산하기로 했다.

출처: SK이노베이션/단위: GWh
출처: SK이노베이션/단위: GWh

지 대표의 다음 목표는 배터리사업부 분할과 IPO를 통한 신규 자금 확보다. 지 대표를 포함한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은 이달 초 파이낸셜스토리 설명회에서 배터리사업 성장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으로 배터리 사업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헝가리, 미국 등 해외 3개 공장이 가동을 본격화할 전망으로 투자재원 마련 필요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분할한 뒤 모회사 지분 일부를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적으로 매각하는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 확대를 뒷받침 할 수주 전망은 긍정적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수주 잔고가 1TW 이상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2017년 5월 당시 60GWh보다 약 17배 증가한 수치다. 현재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지 대표는 파이낸셜스토리 설명회에서 "SK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것이 SK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서 화재사고가 한 번도 없었던 이유이자 수주가 급격히 증가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말이면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생산 규모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 대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 능력이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엔 500GWh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EBITDA(세전 영업이익) 기준으로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원, 2025년 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다는 목표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영준 기자 / yjyoo@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