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불 붙은 ‘초고액자산가’ 모시기 경쟁

100억 이상 자산가 위한 원스톱 투자솔루션 눈길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특화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최근 일반 영업지점을 축소하는 대신 패밀리오피스, WM센터를 설치하고 VIP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 등 고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초고액자산가 예탁자산은 올 상반기 100조원을 돌파했다. 초고액자산가는 자산 100억원 이상이고, 이 중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으로 보유한 사람을 일컫는다. 삼성증권의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수는 올 상반기 3310명(109조원)으로 2019년 말 1994명(69조원)에서 1.7배 늘었다.

삼성증권은 초고액자산가 시장에서 경쟁력이 강한 증권사로 꼽힌다. 삼성증권은 2010년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 ‘SNI’(Success & Investment)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금융, 부동산, 세무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담조직이 30억원 이상의 고액자산가 WM 솔루션을 제공한다. SNI 서비스는 서울 일부 점포에서만 제공했지만 2019년부터 전국 30억원 이상 고객들로 확대시키며 급격히 성장했다.

‘VVIP모시기’ 특화서비스의 정점으로 불리는 패밀리오피스는 가족의 신탁 자산에 대한 설계와 투자를 통해 재산을 보호·증식하면서도 자녀에게 원활한 방식으로 자산을 이전하기 위한 법무 및 세무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7월 선보인 삼성증권의 멀티패밀리오피스는 10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기관투자자처럼 삼성증권 투자사업에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마이스터패밀리오피스랩’, ‘한국투자글로벌자산배분랩’ 등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랩(Wrap) 어카운트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 상품 최소 가입금액은 각각 10억원, 3억원 이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법무법인 바른·원, 불가리아코리아, 리얼코리아, 현대미술 갤러리 가나아트 등과 업무협약을 통해 부동산컨설팅, 미술품 투자전략 등 초고액자산가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올 상반기 한국투자증권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자산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22% 늘어난 29조원에 달했다.

또 지난 15일 한국투자증권은 초고액자산가 고객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VIP라운지’를 출시했다. 앱을 통해 자산 배분, 세무, 부동산 등 원하는 분야의 전문가 컨설팅을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초고액자산가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였다. 미래에셋 패밀리오피스는 △글로벌 자산배분 △상속 설계 △부동산 토털 △세금 플래닝 △가업승계 △국내외 법률자문 등 전문가를 통해 투자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해외부동산 직접 투자 컨설팅, 예술작품, 요트 등에 대한 자문 서비스도 추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 13일 강남파이낸스WM센터를 개설하며 초고액자산가 WM 시장에 뛰어들었다. 강남파이낸스WM센터는 강남의 중심인 테헤란로 강남파이낸스센터빌딩 4층에 위치했다.

하나은행 강남파이낸스PB(프라이빗뱅커)센터와 함께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종합WM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태형 하나금융투자 강남파이낸스 WM센터장은 “기존 PB보다 차원 높은 상품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WM서비스의 새로운 방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증권사와 은행 간 협업을 통해 강남파이낸스WM센터만의 특화된 맞춤형 상품을 발굴해 ‘VVIP고객’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하나금융그룹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글로벌투자컨설팅과 하나금융투자 베스트리서치를 통한 국내외 주식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IB업무 및 법인 WM서비스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권에서 증권사를 중심으로 머니무브(자금이동)가 이뤄지면서 대형사 간의 초고액자산가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라며 “증권사들의 초고액자산가 맞춤형 특화서비스는 점차 다양한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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