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기술금융 급성장…신한銀, 시중은행 1위

8월말 기술신용대출 잔액 305조3916억원…전년比 22%↑
기업은행 92조로 전체의 3분의 1 수준…시중은행선 신한이 선두

국내 은행권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기업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데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로 대출성장이 어려워지면서 은행권이 기업대출 키우기에 나선 영향이다.

2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한 국내 은행권의 8월 말 기준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305조39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1.62%, 지난해 동기보다는 21.28% 늘어난 규모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이나 담보 여력이 부족한 창업·중소기업이 기술력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다. 2014년 6월 도입된 이후 2015년 6월 ‘기술금융 체계화 및 제도개선’을 통해 절차 개선과 질적 성장을 이뤘다. 현재는 인터넷은행을 제외한 17개 은행에서 기술신용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전체 은행에서 기술신용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지난 8월 기준 기업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91조9980억원으로 전월보다 1.75%, 작년 동기보다 19.39% 늘었다. 기업지원 특화은행 답게 은행권 전체 기술신용대출의 30% 수준을 기업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2019년 3월 25조889억원을 기록했고, 8개월 뒤인 같은 해 11월 3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3월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로 40조원을 달성한 곳도 국민은행이었다.

그러나 지난 6월 국민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 증가세는 잠시 주춤했다. 전월 41조5915억원보다 3032억원 줄어든 41조2883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전월 41조4755억원보다 3603억원 늘어난 41조8358억원을 기록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 8월 기준 신한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43조7387억원이다.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28.33% 급증했다. 국민은행과의 차이는 1조1751억원으로 두 달 연속 1조원 이상 앞서나갔다.

이는 기술금융 상품 운용에서 그룹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효과를 발휘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코로나19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신(新)성장동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신한 N.E.O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로 지난해 말 기준 23조5740억원 규모의 혁신·뉴딜 중소기업 대상 대출, 1조2061억원 규모의 혁신·뉴딜 투자가 진행됐다.

신한은행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사업비(RCMS) 전담 은행으로 2017년부터 현재까지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사업을 수행해왔다. 지난해부터 3년간 총 1000억원을 기술혁신연대협력펀드에 출자하기로 협약했다.

지난 8월에는 산업부와 ‘기술혁신 기업을 위한 펀드 출자 및 대출 지원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TCB(기술신용평가)우수기업대출, IP(특허기술)동산담보대출,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수출입외환 등 5개의 대출 상품을 통해 4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외의 시중은행들도 기술신용대출 잔액 증가세를 이어갔다. 우리은행은 41조384억원으로 전월보다 2.57%, 작년 동월보다 27.95% 늘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각각 2.12%, 19.98% 늘어난 35조5122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은 코로나19 장기화, 가계대출 총량 규제 등으로 기술신용대출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금융권의 경영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상생 금융’의 일환으로 기술신용대출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각 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 규모보다는 대출이 적절한 기업에 제공됐는지, 또 그 자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은행권은 올해 초부터 적용된 ‘기술금융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기술금융의 질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