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연기된 SK계열 IPO…월척 낚던 증권사 연이은 악재에 ‘곤혹’

SK스퀘어, 자회사 상장계획 ‘적신호’
증권사 IPO 인력 순환보직 검토까지

올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만 2곳 기업이 IPO일정 강행을 포기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호황을 누렸던 IPO 업황이 꺾이기 시작하자 일부 기업들은 상장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한 것이다. 

이에 증권사들의 주관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IPO를 통해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증대를 기대했던 증권사의 경우 우회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IPO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현대엔지니어링(1월28일) △대명에너지(2월28일) △보로노이(3월16일) △SK쉴더스(5월6일) △태림페이퍼(5월11일) △원스토어(5월11일) 등 6곳이다.

특히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SK스퀘어 주력 계열사가 연이어 상장을 철회한 점이 눈에 띈다. SK쉴더스는 지난 3~4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200대 1에 못미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원스토어의 경우 이재환 대표가 기자간담회에 나서서 “같은 계열사 SK쉴더스의 상장 철회가 안타깝지만 (원스토어는) 상장 계획을 쭉 밀고 나가겠다”고 공언했지만, 9~10일 수요예측이 진행된 후 저조한 성적에 결국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SK그룹의 남아있는 IPO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SK스퀘어는 오는 2025년까지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콘텐츠웨이브 등을 상장시킬 계획을 밝혔다.

2022년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엔지니어링도 기관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참패하며 상장계획이 무산됐다. 지난 1월 HDC현대산업개발 광주붕괴 사고로 인해 건설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상장 후 기업가치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대어급으로 기대를 모았다.

IPO 계획을 철회한 기업들의 주관을 맡은 증권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들어 상장철회한 기업 주관사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SK쉴더스·보로노이·현대엔지니어링) △한국투자증권(보로노이·대명에너지·현대엔지니어링) △NH투자증권(원스토어·SK쉴더스·현대엔지니어링) △KB증권(원스토어·SK쉴더스·현대엔지니어링) △삼성증권(SK쉴더스·대명에너지·현대엔지니어링) 등 초대형 IB들은 주로 대표주관을 맡았다.

이어 △하나금융투자(원스토어·태림페이퍼·현대엔지니어링) △신한금융투자(태림페이퍼) △대신증권(원스토어·SK쉴더스) △현대차증권(현대엔지니어링) △SK증권(원스토어·SK쉴더스) 등이며 초대형 IB에 비교적 규모가 작은 증권사들은 주로 공동주관 또는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상장계획이 원활히 마무리 됐을 경우 이들 증권사는 인수대가로만 최대 33억원 규모의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그나마 주관일정이 무산됐더라도 재추진될 경우 주로 처음 담당했던 주관사가 맡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PO 일정에 맞추기 위해 여러 인력과 비용이 투입됐지만 최종 철회되면서 수수료 수익에 대한 기대감도 물거품됐다”며 “연내 IPO 업황이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필요에 따라 인력을 순환배치 시키는 방안도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홍승우 기자 / hongscoop@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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