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금융 시장 침공한 카드사…캐피탈사 방어 전략은?

카드사 자동차할부금융 자산 13%↑…캐피탈은 역성장
캐피탈, 진단중고차 서비스 출시…외부 협업도 활발

자동차금융 시장을 향한 카드사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맹주로 군림하던 캐피탈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이에 캐피탈사는 중고차 시장에서의 신뢰도를 높이고, 외부 업체와의 활발한 협업으로 서비스를 강화하며 카드사에 대항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동차금융을 영위하는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하나·우리카드)의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9조7664억원으로 전년보다 12.7% 증가했다.

◇수익 다변화 꾀하는 카드업계,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 가속

최근 몇 년간 카드사들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18년 7조714억원에서 2019년 7조4330억원으로 4000억원 가량 늘었고, 2020년 8조6638억원, 지난해는 9조7664억원으로 매년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는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카드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기존 영위하던 사업에서의 수익성 악화가 예견되자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에 힘을 더한 결과다.

주요 카드사들은 신차 대상 자동차할부금융 프로그램 출시는 물론, 자동차 종합 플랫폼 구축, 중고차 시장 진출 등으로 사업의 범위와 질을 높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금융 시장에 처음 진출한 하나카드의 경우 관련 자산이 1년 새 3000억원 이상 늘어나며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여기에 올해 현대카드마저 현대·기아차 구매 시 할부결제를 지원하면서, 자동차금융 시장에서 카드사의 영향력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주 수익원인 가맹점수수료가 줄면서 카드사들은 수익성을 다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자동차금융은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사진=연합뉴스>

◇캐피탈사, 신뢰도 무기로 중고차 시장 방어 나서

반면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시장 진출에 캐피탈사들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캐피탈사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20조8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감소했다. 자산 규모면에서 카드사들과의 차이는 여전하지만 역성장을 기록한 것이다.

신차 할부금융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자 캐피탈사들은 중고차 시장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금리보다 매물 신뢰도가 더욱 중요한 시장 특성상 캐피탈사들은 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캐피탈이 지난해 3월 출시한 ‘진단중고차’의 등록 매물은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1만3000대를 넘어섰다. 해당 서비스는 진단 매니저가 차량의 사고 이력부터 기타 결함까지 직접 진단해 매물로 제공한다.

하나캐피탈 역시 자동차 온라인 플랫폼 하나원큐드림카에서 진단중고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주행거리와 연식, 주행성능 등 각 항목에서 점검을 마친 차량을 하나캐피탈 전용 스튜디오에서 촬영해 매물로 등록한다.

지방금융지주 산하 캐피탈사들은 플랫폼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DGB캐피탈은 최근 자동차 플랫폼 ‘카동’과 중고차 플랫폼 ‘아톤모빌리티’와 연달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동과는 생애주기 맞춤형 자동차금융 상품, 아톤모빌리티와는 차별화된 마케팅 모델을 각각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BNK캐피탈은 지난달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와 온라인 자동차금융 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데이터 교류와 공동연구 등을 추진해 자동차 정보서비스 ‘다나와자동차’를 활용한 비교견적, BNK캐피탈을 통한 금융상품 격적 등 맞춤형 고객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자동차금융 플랫폼 서비스 및 마케팅 확장에 맞춰 캐피탈도 분주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알짜로 꼽히는 중고차 시장을 둘러싸고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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