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금리로 고전한 삼성금융계열사…하반기 실적 반등할까

“본업 경쟁력 이상 無”…증시 반등 따른 실적 개선 기대
상반기 순익 1조8280억…전년比 33.9%↓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가 작년 상반기 실적 대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 들어 금리 인상과 증시 악화 요인으로 금융계열사의 맏형인 삼성생명과 최근 두각을 나타내던 삼성증권의 실적이 고꾸라진 영향이다. 다만 특별배당에 따른 역기저효과 소멸과 증시가 안정화 수순에 접어들고 있는 만큼 실적 회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삼성금융계열사 4곳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1조8280억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상반기 2조7669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33.9% 감소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1조1646억원의 역대 최대 순익을 올리며 삼성금융계열사의 명실상부한 맏형 역할을 담당하던 삼성생명의 순익이 63.5% 급감한 영향이다. 삼성생명의 올 상반기 순익은 4250억원으로 7985억원을 기록한 삼성화재보다도 3735억원 가량 적다.

삼성생명 측은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 특별배당 6475억원(세후 기준)에 의한 역 기저효과 탓일 뿐 장래 이익의 흐름을 나타내는 신계약가치와 보험 본연의 이익인 사차 및 비차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본업의 경쟁력 유지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 하락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손실 확대 등 비경상적인 요인은 극복하기 어려웠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생명의 올 1분기 변액보증손익은 -1770억원, 2분기에는 -32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36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상반된 결과다.

5000억원 가량의 변액보험보증준비금을 추가 적립하게 된 데 따라 이자율차이익(이차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80억원 급감한 390억원의 손실로 전환됐다.

변액보험을 판매했던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현재 투자수익률이 낮을 경우 차액만큼을 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하는 업계 특성 탓이다.

삼성증권 역시 국내 증시에 직격탄을 받았다. 삼성증권의 올 상반기 순익은 2886억원으로 전년 동기 5535억원 대비 절반 가량(47.9%) 감소했다.

채권금리 상승 등 시장 환경의 영향에 따라 운용부문의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0% 감소한 2395억원에 그친 영향이다.

증시 악화로 순수탁수수료와 금융상품 판매수익 역시 각각 49.3%, 27.0% 줄어든 2170억원, 1467억원에 그쳤다. 이에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2% 감소한 740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금리 인상, 부동산 시장 침체, 정부 규제 강화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와 삼성카드가 선방한 성과를 나타내 큰 폭의 실적 하락은 막았다는 게 금융권 전언이다.

삼성화재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7985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별도 기준으로는 0.8% 증가한 749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도 전자 특별배당을 제외할 경우 18.9% 증가한 수치다.

매출을 의미하는 원수보험료가 전년 대비 1.3% 늘어난 데다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을 추구한 결과 보험영업효율을 판단하는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1.8%포인트 감소한 99.7%를 기록한 데 따른 결과다.

삼성카드의 경우 11.9% 증가한 3159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삼성증권을 제치고 금융계열사 3위 자리로 올라섰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로 소비 심리가 회복된 데다 상품 체계 재정립과 개인화 마케팅을 강화해 회원 수와 인당 카드이용금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아울러 효율 중심의 경영 기조를 유지하며 판매관리비용 등을 관리한 점 역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금융권에서는 상반기의 경우 증시 둔화에 따른 영향으로 일부 계열사들이 실적 악화를 겪었지만 하반기에는 이를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 사별 본업 경쟁력에는 이상이 없었던 상황에서 증시 리스크가 해소되는 추세라는 전망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각 계열사의 주요 경영 부문은 모두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최근 증시가 다시 반등하는 기미가 보이는 만큼 하반기에는 상황이 일부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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