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부양 의지 있나…9개 증권사 5년간 자사주 매입 전무

6개사는 10년간 자사주 매입 실적 없어
최고경영자 자사주 매입, 자사주 소각도 저조

증권주가 최근 52주 최저가를 경신하는 등 연일 바닥을 찍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주가부양 노력인 자사주 매입이 일부 증권사에 한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증권사 21곳 중 9곳은 최근 5년간 자사주 매입 현황이 없었으며, 이중 6곳은 최근 10년으로 범위를 확장해도 전무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 증권사 21곳 중 지난 2017년부터 지난 6일까지 최근 5년간 자기 주식 취득 신탁 계약 체결 결정을 포함해 자사주를 단 한건도 매입하지 않은 증권사는 총 9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NH투자증권과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상상인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한양증권 등 6곳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최근 10년의 범위로 확장하더라도 자사주 매입 현황이 전무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13년 3월 보통주 319만6810주 취득이 마지막이며 현대차증권은 2016년 1월 5만8950주, 삼성증권은 2016년 3월 170만주 취득 이후 자사주 매입 사례가 없다.

특히 교보증권과 유안타증권, 한양증권과 한화투자증권 등의 경우 최근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을 정도로 주가가 부진한 상황이다.

최근 증시 둔화에 따른 실적 감소 등의 영향으로 증권사 주가가 바닥을 머무는 상황에서 주가부양을 위한 대표적인 방안으로 손꼽히는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의 지난 6일 종가는 520.12로 지난해 말(2021년 12월 30일) 782.37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62.25포인트 하락했을 정도로 증권주의 주가는 부진한 상황이다.

기업 차원의 자사주 매입은 물론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 활동 역시 저조하다.

최근 5년간 자사주 매입 현황이 없는 기업 중 올해 최고경영자가 자사주를 매입한 곳은 교보증권과 한화투자증권 두 곳에 불과하다.

박봉권 교보증권 대표는 지난 9월 13일 3465주를,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9월 20일과 21일 양일간 1만3220주를 각각 장내매수했다,

자사주 매입은 물론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사주 소각 역시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자사주를 소각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다올투자증권 3곳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주가가 연일 하락하는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의 방식이 아니더라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자본 확충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사주매입은 자본감소라는 측면이 있다”며 “이에 당사는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다른 방법인 고배당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우리사주 갖기 운동을 통해 임직원들이 지난 7~8월 392만여주 매입을 포함, 최근 4년간 총 1256만주(약 13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가부양에 힘쓰고 있다”며 “이런 기조를 앞으로도 유지해 주주가치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 들어 자기 주식 취득 신탁 계약 체결 결정을 포함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증권사는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등 8곳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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