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결산/지경초] ‘물류·자체브랜드’ 강화하는 이커머스 업계…성장 가속화

물류 강자 ‘로켓배송’ 신화 쿠팡, 흑자전환 성공 사례
롯데, 무신사 등도 대규모 물류 투자  
CJ, 신세계 등 자체브랜드(PB)로 충성 고객 잡기 나서

‘13조8842억 원에서 17조7115억 원으로’

국내 온라인 쇼핑 총거래 추이다. 지난 2020년 10월과 2022년 10월말 현재 총거래액이다. 불과 2년새 5조원 가량 늘어난 것이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한 해는 유통의 대세가 ‘온라인’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해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온라인, 이커머스가 유통의 최전선이다

그동안 온라인 유통이 오프라인의 보조격에서, 오프라인과 함께 유통산업의 두 봉우리 중 하나 수준이었다면, 오는 2023년부터는 온라인이 그야말로 모든 유통의 최전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온라인 유통의 성장세가 가파른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2년간의 오프라인 소비의 몰락을  가져온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덕(?)이 크다고 지적한다. 코로나 탓에 언택트, 비대면 문화가 주류가 됐고, IT 강국 한국의 우수한 인프라가 바탕이 되면서 국내 이커머스 산업의 성장세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내 온라인 쇼핑 총 거래액은 17조 711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2%(1조 3436억원) 증가했다.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국민들이 인터넷에 익숙하며 IT 인프라가 잘 갖춰진 우리나라의 유통 산업은 지난 20년에 거쳐 현대화 돼 왔다”면서 “기존에 큰 유통 기업들이 주도를 해왔고 이를 다시 이커머스 업체들이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확장이 좀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도 유통 업계는 온라인 사업에 집중했다. 기업들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지만 온라인 산업에서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해진 물류에 투자를 지속하고, 자체 브랜드(PB) 상품 론칭으로 고객 유입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브랜드 '무신사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 중 하나인 무신사스탠다드 강남점 전경. <사진=무신사>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브랜드 '무신사스탠다드'의 오프라인 매장 중 하나인 무신사스탠다드 강남점 전경. <사진=무신사>

◇물류 투자 중요성 부각…쿠팡·롯데·무신사 등 대규모 투자

온라인 유통 사업을 통해 순식간에 ‘유통 공룡’으로 자리 잡은 쿠팡의 성공은 온라인 산업에서 물류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쿠팡은 뉴욕증시 상장 후 조달한 자금을 물류 강화에 적극 투입하고 있다. 지난해 물류센터에 1조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했다. 물류 인프라 구축은 쿠팡의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대규모 자본을 물류에 투자하며 출혈을 감수하는 쿠팡의 사업모델에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도 있었으나, 흑자전환을 통해 우려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

올해 들어선 분기 첫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3분기 8842만달러(약 103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앞서 지난 8년간 무려 6조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물류 분야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쿠팡만이 아니다. 국내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 기업 무신사도 최근 물류센터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말 신규 설립한 자회사 에스에스여주피에프브이(이하 에스에스여주)를 통해 3600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여주시에 신규 물류센터를 짓기로 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그간 여주시 소재 물류센터 2곳을 임차해서 사용해오다, 계약 기간 만료가 다가오자 계약일 연장 대신 자체 물류센터를 짓는 방법을 택했다.

기존 유통 강자인 롯데그룹의 롯데쇼핑도 물류 부문 강화에 팔을 걷었다. 지난 11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물류 시스템으로 잘 알려진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와 온라인 식료품 유통 사업을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은 향후 오카도와 협력해 전국 6곳에 자동화 물류센터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물류센터 설립과 추가 플랫폼 구축 등에 약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의 오프라인 매장인 W컨셉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전경.<사진=W컨셉> 
신세계그룹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의 오프라인 매장인 W컨셉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전경.<사진=W컨셉> 

◇너나 할 것 없이 강화하는 자체브랜드(PB)… '효자템'으로 충성고객 확보전 가열돼

이커머스 업체들은 소비자 유입을 늘리기 위해 여러 가지 상품을 선보이고자 한다. 최대한 다양한 물건을 선보이는 곳이 있는가하면, 일정 기준을 정해두고 엄선해 내보이는 곳도 있다.

각양각색이지만, 공통점은 있다. 자체브랜드(PB)를 론칭하거나 강화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PB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제품으로 고객 유입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탐사’ 및 ‘곰곰’ 등 소비자에게 친숙한 PB를 보유하고 있다. 곰곰의 PB 자회사 CPLB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조569억원, 영업이익 244억원으로 호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컬리는 ‘컬리스’, ‘컬리프레시365’에 이어 지난 달 건강기능식품 PB인 ‘엔도스’도 론칭한 바 있다. 티몬은 패션 PB에 힘을 주고 있다. 올해 10월 패션 브랜드 ‘아크플로우 스튜디오’, ‘스웻레이블’을 론칭했고 11월엔 ‘클로베이스’를 출시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들에게도 PB는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무신사가 전개하는 PB ‘무신사스탠다드’의 2020년 기준 매출액은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9년과 비교해 76% 증가한 1100억원을 기록했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큰 인기를 끌자 사업 확대 차원에서 오프라인 매장도 열었다. 지난해 5월 홍대에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1호점을 연 데 이어 올해 7월엔 강남에 2호점을 열었다.

CJ ENM 커머스 부문(CJ온스타일)은 올해 초 MZ 세대를 겨냥한 모바일 전용 패션 PB인 ‘선샤이너’를 신규로 론칭했다. 회사 측이 기획 단계부터 모바일 채널을 목표로 패션 전용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국내 2위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도 PB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W컨셉 대표 PB 프론트로우는 고객을 유입을 늘리고 탄탄한 매니아층도 확보한 효자 브랜드로 유명하다. 올해 초 프론트로우는 ‘드라마 컬렉션’, ‘컨셔스 컬렉션’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지난 11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의 자동화물류센터 내부 모습. <사진=롯데쇼핑>
롯데쇼핑이 지난 11월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한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의 자동화물류센터 내부 모습. <사진=롯데쇼핑>

◇ 2023년 글로벌 유통 기업 나올까…해외 진출 잰걸음

이커머스 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면서 국경이 무색해지고 있다. 인터넷만 사용한 곳이라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기업들의 해외 시장 공략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10월 미국 포쉬마크 지분 100%를 16억달러(한화 약 2조3441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포쉬마크는 패션에 특화한 개인간거래 플랫폼이다.  포쉬마크는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춘이 선정한 ‘2022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에 선정되기도 한 ‘숨은 진주’로 평가받고 있는 기업이다. 아직까지 큰 강자가 없는 전 세계 개인간거래 시장에서 포쉬마크는 네이버의 중장기 성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을 염두에 두고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도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즉시배송을 하는 '퀵커머스' 형태로 일본과 대만에 진출한 바 있다. 이어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동남아 시장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인수합병(M&A)도 활발하다. 국내 이커머스 1세대인 티몬은 지난 9월 글로벌 직구업체 큐텐(Qoo10)에 인수됐다. 향후 티몬과 큐텐이 어떤 방식으로 해외 진출에 있어서 시너지를 낼지 관전 포인트다. 티몬은 지난 10월 새 대표이사에 G마켓 창업멤버인 류광진 큐텐 부사장을 선임했다. 

해외 일부 지역부터 공략해 점진적으로 진출해나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이커머스 기업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동일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처럼 글로벌 표준화 전략을 펼치려면 큰 투자가 필요한데, 우리나라 이커머스 기업들은 아직 글로벌 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은 편이다”라면서 “때문에 초기에는 지역별로 맞춤형 전략을 펼친 후 사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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