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한 달 남은 기업은행장 인선…‘관치’ 논란 속 임명 진통 예상

윤종원 현 행장 내달 2일 임기 종료…당국 ‘입김’ 관 출신 인사들 거론
노조 ‘낙하산’ 인선 반대…차기 행장, 수익성‧글로벌‧디지털 등 과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임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기업은행장에 대한 하마평이 속속 나오고 있다.

차기행장에게는 윤 행장이 못다 이룬 국내외 사업 전개를 속도감 있게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진다. 다만 차기 기업은행장도 ‘관 출신’ 인사가 유력시 되는 만큼 조직내 갈등 유발과 상당기간 업무적응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2일 임기가 만료되는 윤 행장의 후임자로 관료 출신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당초 기업은행 안팎에서는 차기 행장으로 내부 출신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어 왔다. 관 출신인 윤 행장 선임 당시 노조 등을 중심으로 반발이 일어났던 만큼 이번에는 내부 출신자를 선임해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내부 출신으로 기업은행을 이끌었던 행장으로는 조준희, 권선주, 김도진 전 행장 등이 은행 발전에 기여했다. 그렇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사를 포함한 업권 내 CEO 선임을 두고 목소리를 낸 만큼 당국의 ‘입김’이 예년보다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권 내에서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도규상 전 금융위원장 등 관 출신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언급된다. 현 윤 행장도 기획재정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등을 거친 관료 출신으로, 차기 행장도 당국 정책기조에 충실한 인물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측은 차기 인선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타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은행장 임명은 중소기업은행법에 따라 금융위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임명 대상이나 시점 등 확정된 사안은 전혀 없다”며 업권 내 도는 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윤 행장은 지난 2020년 취임 후 수익성 증대와 중기 정책자금 지원이라는 은행의 본 취지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금리인상 등의 호재가 겹치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2조4259억원의 순이익을 시현, 2조 클럽 달성에 이어 올 3분기에도 2조22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2년 연속 2조클럽 입성에 성공한 바 있다.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해외사업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했다. 선두주자인 중국법인의 급성장과 함께 인도네시아법인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미얀마법인도 적자폭을 줄였다. 올 3분기까지 기업은행은 3개 해외법인에서 약 384억원의 순이익을 내 전년 대비 13배 가량 성장했다.

후임 행장은 윤 행장이 못다 이룬 베트남 법인 인가와 폴란드 진출 작업을 속도감 있게 마무리지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들 모두 전임 김도진 행장 시절부터 추진해 왔으나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러 현지 사정이 겹치며 당초 계획보다 늦어졌다. 

전임 행장들이 주력 사업으로 추진해 왔던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 정책도 연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은 내년까지 디지털 고객 800만명 확보, 디지털 이익 2500억원 확대 등을 목표로 세우고 ‘디지털 전환(DT)’을 역점사업으로 밀어붙여 왔다.

노조 측은 이같은 기조를 확대·수행하고자 내부출신 등용을 주장하지만 기업은행장 인사 주체가 당국인 만큼 국정수행에 부합한 인물이라는 선정 기준을 더욱 명확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근 기업은행의 정은보 전 금감원장의 임명 유력설을 두고 “직전 금감원장이 은행장이 되는 게 말이 되는가, 도덕과 상식에 어긋남에도 권력 가진 자가 법대로 하겠다면 막을 방법은 투쟁밖에 없다”면서 “기업은행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권이 대내외 경제위기 상황에 놓인 만큼 정책 집행력 확보 차원에서 관료 출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인다. 현 윤 행장 역시 관료 출신으로 코로나19 국난 어려움 속에서 당국 정책기조인 포용금융을 적시에 집행하는 등 성공적인 임기를 수행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이라는 특성상 민간 금융사에 비해 보수적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있다”며 “행장 인사에 있어 수익성 제고와 전문성 확보가 우선적으로 감안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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