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생산기지 이전 속도…삼성, 고객사 뺏길라 ‘전전긍긍’

애플, 미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TSMC 공장 첫 고객 될 듯
엔비디아·AMD 등도 반도체 위탁 생산 고려 중
TSMC, 생산 능력 확대…3나노 등 선단 공정도 서둘러 도입
삼성전자, 고객사 첨단 반도체 물량 뺏길 위기
“TSMC 추격 위해선 美 첨단 반도체 생산능력 키워야”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내 생산 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엔비디아·퀄컴·AMD 등 글로벌 기업들이 TSMC로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TSMC를 맹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7일 닛케이아시아는 주요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과 엔비디아가 미 애리조나주에 설립 중인 TSMC 피닉스공장의 첫 번째 고객이 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TSMC는 2020년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약 15조852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공장에서는 2024년부터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피닉스공장 가동 시점과 맞물려 TSMC의 가장 중요한 1차 고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애플의 뒤를 이어 엔비디아도 TSMC 미국 공장의 주요 거래처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닛케이아시아는 “또다른 반도체 업체인 AMD와 퀄컴, 자일링스 등 역시 TSMC 공장에서 반도체 생산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대만 TSMC. <사진=연합뉴스>

이들 글로벌 기업들이 TSMC에 위탁 생산을 맡기기로 한 것은, 대량의 첨단 반도체를 미국 현지에서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TSMC는 미국 공장에서 매달 2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확대된 생산 능력은 고객 수요에 따라 향후 조정될 수 있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또한 TSMC는 선단 공정 구축을 통해 첨단 반도체도 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TSMC는 ‘아이폰14’와 ‘아이폰14 프로’에 쓰이는 프로세서 칩을 제조할 수 있는 5나노와 4나노 공정 기술을 파운드리공장에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새로운 계획에 따라 3나노 공정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실제 앞서 TSMC가 미국에서 5nm(1nm는 10억분의 1m) 칩보다 더 속도가 빠르고 효율성이 좋은 3nm 칩을 만들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9일 TSMC가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반도체공장을 추가로 짓기 위해 120억달러(약 16조4988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는 피닉스공장 인근에 최첨단 반도체공장을 추가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몇 달 안에 공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다 2주에 가까운 시일이 지난 시점에 TSMC의 반도체공장 추가 건설 계획이 모리스 창(장중머우) TSMC 창업주 겸 전 회장은을 통해 구체화됐다. 지난달 2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모리스 창(장중머우) TSMC 창업주 겸 전 회장은 TSMC가 미 애리조나주에 3nm 칩을 제조하는 신공장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창 전 회장은 “TSMC는 미국 현지에서 첨단 3nm 기술로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며 “새 반도체공장은 5nm 칩 공장과 같은 애리조나주에 위치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기 위해 TSMC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평택캠퍼스 생산라인. <사진=연합뉴스>

TSMC의 미국 생산라인 구축이 본격화 됨에 따라, 파운드리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비상벨이 커졌다. 애플,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이 TSMC로 쏠릴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생산 시설 운용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올 6월 TSMC에 앞서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기반 파운드리 기술을 개발해 첨단 반도체 양산에 돌입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면에서 TSMC에 크게 뒤처진 만큼 삼성전자는 첨단 반도체를 통해 고객사를 빠르게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내 반도체공장에 선단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등 미세 공정 기반 반도체를 국내 사업장 중심으로 양산할 계획이다. 

문제는 TSMC가 4나노, 3나노 등 선단 공정을 미 반도체공장에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라는 점이다. TSMC에 주요 고객사가 수주한 첨단 반도체 물량을 뺏기게 되면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입지는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에 향후 20년 동안 25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공장 11곳을 짓기로 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초격차’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이 회장은 앞서 2019년 4월 당시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 및 R&D에 133조원을 투자해 전 세계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를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관계자들이 3나노 웨이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54조원 규모의 설비투자 목표치를 계획대로 집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48조2000억원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또한 중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에 대한 선제적 투자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TSMC를 맹렬히 뒤쫓는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SMC가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대, 선단 공정 도입 가속화 등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속도를 올려야 한다”며 “미국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따른 수혜를 누리기 위해선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능력을 키우는 것을 긍정적으로 고려해햐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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