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선’ 깨진 증권사 점포수…최근 5개년간 미래에셋 70개 감소

2020년 6월, 1000개선 깨진 후 2년여 만
거점 점포·대형 복합 점포로의 통합 이어진 탓
100개 이상 점포 보유 증권사 KB증권 유일

국내에서 운영 중인 증권사의 오프라인 점포수가 5개년 만에 209개 줄었다. 지난 2020년 6월 말 1000개 선이 깨진 이후 2년여 만에 100여개가 또 사라지며 이제는 900개를 밑돌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환경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증시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용절감을 위한 점포 폐점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58개 증권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점포 수는 총 898개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개년 중 처음으로 900개 선이 붕괴된 수치다.

세부적으로 지난 2018년 9월 말 기준 1107개였던 증권사 점포수는 2019년 9월 말 기준 1045개를 기록하며 1년 만에 62개나 감소했다.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2020년 6월 말에는 993개를 기록하며 1000개선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100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역시 지난 2018년 9월 말 기준 3곳(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KB증권 1곳으로 줄었다.

기업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최근 5개년간 70개 점포(148개→78개)를 감축했으며 같은 기간 신한투자증권이 38개 점포(118→80)를 줄였다.

아울러 삼성증권이 24개(68→44), KB증권이 17개(121→104), 한국투자증권이 16개(87→71) 점포를 폐점했다.

증권사들의 점포수가 이처럼 크게 줄어드는 원인으로는 대형사들의 점포 통·폐합 조치가 가속화 된 점이 손꼽힌다.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금융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거점 점포 혹은 대형복합점포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만 하더라도 NH투자증권이 신사WM센터를 압구정WM센터와 통합하고, 교대역WM센터와 강남대로WM센터를 통합한 강남금융센터를 새롭게 출범했다.

또 KB증권도 압구점PB센터를 폐지하고 청담스타PB센터에서 관련 업무를 수관했으며 한화투자증권 역시 금융플라자GFC지점, 올림픽지점, 반포지점 등을 인근 지점과 통합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여수충무영업소를 여수PB센터로, 대전지점을 대전PB센터로 통폐합했다.

증권사들은 디지털 전환 추이에 따라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데 따라 점포를 통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형 점포로 통합할 경우 전문성 강화에도 보다 힘을 실을 수 있는 만큼 고객들에게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시 불황에 따른 비용 절감 차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증권사들이 앞 다퉈 인력 감축을 진행한 만큼 올해는 점포 폐점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실적 개선을 위한 인력 감축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상대적으로 매출이 높지 못한 소형 점포를 폐점하고 대형 점포로 통합 운영하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유수정 기자 / crysta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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