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에 연초 수입차 판매 ‘주춤’…1위는 ‘BMW’

1월 수입차 판매 1만6222대…전년比 6.6% 감소
연 10대% 車 할부 금리·전기차 출고 지연 등 영향
BMW, 벤츠 제치고 초반 승기…올 신차 10종 투입

새해 첫 달 수입차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이은 금리 인상의 여파로 자동차 할부 금리가 치솟으면서 국산차보다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수입차 판매가 줄어든 탓이다. 수입 전기차 출고 지연과 폭스바겐의 신차 출고 중단도 수입차 판매 질주의 발목을 잡았다. 이런 가운데 BMW는 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초반 승기를 잡았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수입 승용차 국내 판매량은 1만6222대로 전년 동월 대비 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10만523대로 7.1%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수입 승용차 국내 판매량이 2만9640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24% 급증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감소 폭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고공 성장하던 수입차 시장이 올해 초 마이너스로 급격히 전환한 이유는 고금리 기조로 수입차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가격이 높아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자동차 할부 금리가 연 최대 10%대로 치솟으면서 수입차 구매 수요가 급감한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수입차로 분류되는 쉐보레 트래버스를 우리·하나·신한·삼성·롯데·KB국민카드 등 6개 카드사를 통해 선수율 30%, 36개월 할부로 구매하면 최저 연 7.2%에서 최고 연 10.5%의 금리가 적용된다. 지난해 7월 이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금리가 연 2~3%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국내 소비자의 구매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연말이 되면 수입차 업체들이 연식변경을 앞두고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며 재고를 소진하기 때문에 연초는 비수기로 꼽힌다”며 “최근 금리 인상을 고려해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 금융을 축소한 점도 수입차 구매 수요가 감소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 전기차 출고 지연 현상도 지난달 수입차 시장이 위축된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환경부는 전날에야 ‘2023년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공개하며 전기차 보조금 전액 지급 기준을 지난해 5500만원 미만에서 올해 5700만원 미만으로 상향했다. 통상적으로 1월 중순에 발표되던 전기차 보조금 최종안 확정이 늦어지면서 수입차 업체들의 전기차 출고 일정에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수입차 시장 ‘빅4’인 폭스바겐의 신차 출고 중단 사태도 발목을 잡았다. 폭스바겐은 차량에 포함된 안전 삼각대의 반사 성능 문제로 지난달 27일 전 차종의 출고를 일시 중단했다. 이로 인해 폭스바겐의 올해 1월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83.8% 급감한 196대에 그쳤다.

정윤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1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은 설 연휴로 인한 영업일 수 감소, 일부 브랜드의 출고 중지와 전기차 보조금 미확정에 따른 출고 지연 등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BMW가 오는 4월 국내 출시할 예정인 첫 소형 순수 전기 스포츠액티비티비히클(SAV) ‘뉴 iX1’.<사진제공=BMW코리아>

이런 가운데 BMW는 지난달 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시장 1위를 차지하며 초반 승기를 잡은 분위기다. BMW의 올해 1월 국내 판매량은 6089대로 전년 동월 대비 9.7%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벤츠의 국내 판매량은 2900대로 14.8% 감소했다. 그 결과 BMW와 벤츠의 판매 격차는 3189대로 벌어졌다. 지난달에만 2130대가 팔린 간판 세단 5시리즈를 필두로 X3(737대), X4(639대), X5(484대) 등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BMW의 판매 질주를 뒷받침했다.

BMW는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MINI를 포함해 올해 신차 3종, 완전변경 모델 3종, 부분변경 모델 3종, 에디션 1종 등 총 10종의 차량을 새롭게 선보여 수입차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우선 BMW는 올해 상반기 신차 BMW XM·M3 투어링·iX1, M2·X1 완전변경 모델, Z4 부분변경 모델과 MINI 일렉트릭 레솔루트 에디션을 국내 출시한다. 하반기에는 5시리즈 완전변경 모델과 X5·X6 부분변경 모델을 투입한다.

한편 BMW는 국내 소비자의 신차 구매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1%대의 초저금리 금융 상품과 이자율이 낮은 저금리 할부 프로그램 운영을 이어간다. 현대자동차·기아와 달리 변동 금리가 아닌 고정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계약 기간 동안 기준 금리가 상승해도 이자율이 유지된다. 예를 들어 5시리즈 구매 고객이 초저금리 스마트 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BMW 523d와 530e는 1.9%의 이율을, 520i는 2.9%의 이율을 적용받는다. X5 xDrive30d와 X6 xDrive30d에는 3.9%, X5 xDrive40i와 X6 xDrive40i에는 4.9%의 할부 금리가 적용된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고금리 시대에 따른 신차 구매 고객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정 금리 형태의 금융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며 “리스와 렌트를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