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폭탄’ 줄이는 에어컨 어디 없나요”…삼성·LG, ‘절전형’ 가전제품 경쟁 돌입

전기료 인상 지속…여름철 '냉방비 폭탄' 우려 확산
삼성·LG 소비 전력 절감한 가전 제품 속속 출시
핵심부품 기술력 강화해 에너지 효율 높여

비스포크 냉장고 라이프스타일. <사진제공=삼성전자>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전기료가 급증하면서,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가전 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여름철 에어컨 판매 확대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전기료 폭탄’에 대한 부담으로 가전수요가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료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가전업계는 에너지 효율을 높인 ‘고효율’ 제품을 출시하며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3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 여름 전기료 인상에 따른 ‘냉방비 폭탄’이 우려되면서, 주요 가전업체들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에어콘, 냉장고 등 신제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정부는 앞서 지난 16일부터 가정용 전기요금을 kWh당 146.6원에서 154.6원으로 8원 인상했다. 4인 가구 한 달 전력 사용량이 332kWh임을 고려했을 때, 월 전기요금은 약 6만3570원에서 6만6590원으로 약 3000원 이상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이 에너지 효율 등급이 높은 가전제품들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삼성전자는 ‘초고효율·초연결성’을 내세운 비스포크 라인업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올해 선보인 2023년형 비스포크 가전은 핵심 부품 성능을 강화해 에너지 효율을 대폭 높인 것이 특징이다.

우선,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압축기)에 항공기 수준의 초정밀 가공기술을 적용하고, 인버터(전력 변환장치)에 디지털 제어와 AI 기술을 접목했다. 이를 통해 국내 에너지 규격 기준 최상위 등급인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보다 에너지 효율성을 약 10~30% 끌어올린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 57종을 공개했다.

최근 출시한 ‘비스포크 무풍 시스템에어컨 인피니트라인’에도 에너지 절감 기능이 탑재됐다. 이 제품은 전 모델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획득했다. 기존보다 냉방 면적이 2배 넓어진 ‘와이드 무풍’ 기능으로 소비전력을 최대 61%까지 절감할 수 있다.

2023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에어컨’.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도 에너지 절감 기술력을 배가했다. LG전자는 전력 손실을 줄이기 위해 모터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실제 LG전자가 가장 많이 생산하는 1마력급 인버터 모터는 매년 평균 3% 이상의 에너지 손실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산 중인 2세대 모터는 초기 모델 대비 전력 손실이 20% 정도 감소했다.

이러한 기술은 LG전자의 에어컨 컴프레서에 탑재하는 인버터 모터, 냉장고 컴프레서에 탑재하는 리니어 모터 등에 적용됐다. 지난달 LG전자가 출시한 ‘2023년형 휘센 이동식 에어컨’의 경우, 냉매를 압축하는 실린더가 2개인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스탠드형 에어컨 신제품 ‘휘센 타워에어컨’의 경우, 전 라인업에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 제품이 추가됐다. 2023년형 LG 휘센 타워의 최고급 라인업인 럭셔리 제품은 레이더 센서로 사람의 움직임과 유무를 감지하는 ‘외출절전’ 기능을 제공한다. 해당 기능을 이용하면 최대냉방모드인 아이스쿨파워 대비 최대 72%까지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이외에도 양사는 ‘스마트싱스’, ‘LG 씽큐’ 등 가전 통합 관리 플랫폼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 솔루션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신모델 기준 ‘스마트싱스 에너지’ 플랫폼의 ‘AI 절약모드’를 사용하면 세탁기는 최대 60%, 건조기는 최대 35%의 에너지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 AI 절약모드를 활용하면 제품별로 소비 전력을 추가 저감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목표 전력 사용량 등을 미리 설정하면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는 알고리즘을 갖췄다.

LG전자도 LG 씽큐를 기반으로 가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LG 씽큐 앱 내 ‘스마트케어+’ 기능을 사용하면 인공지능이 사용 패턴을 분석, 새벽 시간 등 사용이 적은 시간에는 절전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한편, 전기 요금 인상으로 고효율 가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에너지 효율 1~3등급 에어컨 제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고효율 에어컨 제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3.4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냉장고와 공기청정기도 각각 2.1배, 2배 늘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안에서 장시간 사용하는 가전을 구매할 경우 에너지 효율을 체크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