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성장을 이끌었던 기업금융(IB) 수익 감소가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밀접한 채무보증 수수료가 줄어들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신규 딜이 감소했기 때문인데 내년부터는 우량 딜을 중심으로 소폭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 24곳의 IB 수수료 수익의 총합은 7252억원으로 전년 동기(9044억원) 대비 19.8% 감소했다. IB 수수료 수익은 인수·주선, 매수·합병,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의 합이다.
인수·주선 수수료는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에서 벌어들이고 매수·합병은 인수합병(M&A), 채무보증은 부동산 PF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중 채무보증 수수료 규모가 가장 큰데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면서 증권사 IB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 3분기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은 4045억원으로 전년 동기(5976억원)보다 32.3%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수·주선 수수료 수익은 142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275억원)보다 오히려 11.4%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매수·합병 수수료 수익도 1786억원으로 전년 동기(1793억원) 대비 0.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 감소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신규 딜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은 최근 몇 년 간 부동산 PF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큰 수익을 올렸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신규 딜이 줄어든데다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대적으로 우량 딜을 가져갈 수 있는 일부 대형사만 수익이 증가했다.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이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삼성증권으로 120.5% 증가했고 메리츠증권도 101.8% 늘었다.
같은 기간 △KB증권(67.1%) △한국투자증권(30.2%) △대신증권(25.9%) 등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규 딜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 PF 사업에서 수익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며 “부실 우려도 있기 때문에 증권사들도 내부적으로 영업 확대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부동산 PF 관련 수익이 다시 회복되면서 증권사 IB 수익 증가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량 사업장 위주로 신규 딜이 진행되고 있고 전통 IB 수수료 수익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PF 관련 수익 소폭 회복과 전통 IB 수수료가 증가하며 IB 부문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2024년 커버리지 증권사 IB 및 기타 수수료 수익은 1조 3777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