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순익 1등’ 타이틀 거머쥔 정상혁 신한은행장, ‘차별적 고객몰입’ 통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 9286억원…홍콩ELS 배상에도 수익성 방어 성공
고객몰입·현장영업력 강조한 정행장 경영전략 효과
단기적 재무성과보다 중·장기 성장 위한 ‘내실’ 방점

지난해 리딩뱅크 경쟁에서 3위로 밀렸던 신한은행이 1분기 만에 순이익 1등 타이틀을 쟁취했다. 신한은행의 이같은 성과에는 정상혁 행장이 주도한 ‘고객몰입’ 조직 전환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취임 2년차에 들어선 정 행장은 단기적 성장에 치중하기보다 은행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면서 그룹의 목표인 ‘일류신한’에 발 맞춘다는 복안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신한은행은 당기순이익 9286억원을 시현하면서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2022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1위를 놓고 국민은행과 다퉜지만 지난해 하나은행의 선전으로 3위까지 밀렸던 신한은행이 3개월 만에 순이익 1등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1년 전보다 순이익이 2.9% 줄었음에도 감소폭을 최소화하며 실적 방어에 성공한 영향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순익 감소폭은 시중은행 중 가장 적다. 리딩뱅크 경쟁을 펼쳤던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보다 8.4% 줄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홍콩ELS 대규모 배상 영향으로 1년 전보다 58.2% 감소했으며 우리은행도 8.4% 줄었다.

홍콩ELS 배상으로 발생했던 비경상적 요인을 제외한 실적만 놓고 봐도 신한은행의 성과가 두드러진다. 충당부채를 반영하기 전 실적은 1조2026억원으로 하나은행(1조231억원)을 앞선 데다 국민은행(1조2515억원)과는 489억원 가량 근소하게 벌어진 규모이다.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엔 정상혁 행장의 ‘고객몰입’ 조직 전환이 주효했다. 고객 몰입은 정 행장이 취임 초기부터 제시한 경영철학이다. 정 행장은 은행 내 모든 프로세스를 고객으로 방점을 찍고 금융 서비스 질적 개선을 강조해왔다.

고객 중심은 ‘영업통’ 출신인 정 행장의 근간을 이룬다. 정 행장은 1990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후 고객만족센터 부장, 소비자보호센터장, 성수동기업금융센터 커뮤니티장을 두루 역임하며 현장 일선에서 고객 접점의 중요성을 익혔다.

정 행장의 이같은 경험이 조직 구성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올해 초 정 행장은 고객만을 바라보는 솔루션 조직 ‘영업지원부문’을 신설하고 흩어져 있는 사업 영역을 고객 중심으로 재정렬하면서 본인만의 색깔을 강화했다.

신한은행은 영업지원부문을 통해 고객이 가장 편한 채널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고 영업추진그룹도 신설해 본점과 영업조직의 유기적 협업을 진행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내부통제와 영업강화를 위해 본부 부서 인력을 영업점에 재배치하고 본부 조직을 개편하는 등 영업 현장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며 “정 행장님이 영업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경영 전략과 연계해 최근 영업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실적에서 보듯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영업력을 강화한 결과 대출 자산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1분기 원화대출금은 전년 동기 대비 16조6639억원 늘었다. 이는 1년 전 증가 규모(8조9306억원)을 상회한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올해 정 행장은 단기적인 재무성과에 치중하기보다 중·장기 성장을 염두에 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재무적 수치에만 집착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보호, 상생금융 등 사회적 금융을 실천하면서 은행의 핵심 기반인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한다는 계산이 깔린 셈이다.

정 행장은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재무적 성과나 미래 준비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소용 없다”며 “상생금융 실천에 진심을 다해야 하며 소비자보호·내부통제는 올해도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안은정 기자 / bonjou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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