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1분기 이자비용만 1조↑…만기 도래 카드채 20조 ‘부담’

7개 카드사 이자비용 1.1조…1년새 18.55%↑
만기 도래 카드채 20.7조…절반은 저금리 발행

카드사의 이자비용이 올해 1개 분기에만 1조원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이자비용이 4조원대에 육박한 만큼, 이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에는 올 연말께 이자비용만 4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기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규모도 20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시점마저 불확실해진 가운데,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 1분기 이자비용 총합은 1조9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9204억원) 대비 18.55% 증가한 수준이다.

카드사 7곳의 이자비용은 1년새 일제히 늘었다. 특히 우리카드의 이자비용이 1085억원으로, 전년(805억원) 대비 34.78% 늘며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어 △롯데카드 1702억원(전년 대비 30.62% 증가) △현대카드 1701억원(28.28% 증가) △KB국민카드 1944억원(15.71% 증가) △하나카드 884억원(14.51% 증가) △신한카드 2362억원(12.05% 증가) 등의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삼성카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이자비용이 소폭 늘긴 했으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카드사 중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의 올 1분기 이자비용은 1233억원으로, 전년(1210억원) 대비 1.90% 느는 데 그쳤다.

당초 2022년 이전 수준만 하더라도 카드사가 1개 분기 동안 지불하는 이자비용은 평균 4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로 7개 카드사의 연간 이자비용을 살펴보면 △2019년 1조9342억원 △2020년 1조9059억원 △2021년 1조9285억원으로, 1조9000억원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들어 이자비용이 2조원대를 돌파하며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 2022년 카드사의 연간 이자비용은 2조372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3년 연말께는 3조8267억원까지 오르며 4조원에 육박하는 이자비용 부담에 시달렸다. 시중금리가 상승하기 이전인 2021년 말과 비교하면 98.43%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자비용 부담은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7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이 1개 분기 만에 1조 수준을 넘어선 만큼, 올해 연간 이자비용은 4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처럼 카드사의 이자비용이 일제히 증가한 것은 기준금리가 급등하며 카드사들의 조달금리 역시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다. 카드사의 경우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운용한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발행하게 될 경우 통상 만기 2~3년의 채권을 발행하게 된다. 과거 높은 금리로 발행이 될 경우에는 금리가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낮은 금리가 반영되지 않아 이자비용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여기에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물량도 20조원에 달해 카드사들의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5월부터 12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규모는 20조7150억원에 달한다. 해당 물량 중 절반 가량은 저금리 시절 발행한 카드채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위해 카드채 만기가 도래했을 때 차환 발행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과 같이 신규발행 채권과 만기도래 채권간 금리 격차가 큰 상황에서 차환 발행을 하게 될 경우, 카드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올해 역시 카드사의 업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만기 도래 카드채 물량마저 20조 가량이 남아 있는 만큼 이자비용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카드업계는 우선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기차입 조달과 금융자산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이자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카드업권을 둘러싼 환경이 여전히 비우호적이며, 올해 업황 역시 불분명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드사의 경우 조달금리가 이자비용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조달금리 안정 및 금융자산의 효율적 관리를 통해 건전성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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