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약진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조재민 대표 취임 이후 과감한 외부인력 영입과 상품 개발로 점유율이 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신한금융지주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신한자산운용은 16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62억원) 대비 175%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신한금융 계열사 중 신한벤처투자(301.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계열사 중 순이익 규모도 6번째에 달했다.
신한자산운용의 성장세에는 조재민 대표의 전폭적인 투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62년생인 조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미국 뉴욕대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은 뒤 1988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1999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을 창업하면서 본격적으로 운용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KB자산운용, KTB자산운용(현 다올자산운용)을 거치며 이름을 알렸다.
2017년부터 KB자산운용 대표로 재임하던 당시에도 조 대표는 2017년 기준 7%대의 KB자산운용 ETF 점유율을 1년 만에 1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가치투자의 명가’로 알리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후 신한자산운용이 2021년 BNP파리바와 합작관계를 종료한 후 신한금융 완전자회사로 새출발하는 과정에서, 신한금융은 조 대표를 새로운 CEO로 점찍었다.
2022년 1월 조 대표는 신한자산운용 각자대표로 취임한 뒤 올해부터는 단일 대표 체제로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그가 취임할 당시 신한자산운용은 ETF 시장점유율이 1%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창 투자금이 몰리기 시작하는 ETF 시장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ETF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외부 인력을 한창 영입하고 있었다. 외부 출신인 조 대표도 전략적으로 합류하게 된 것이다.
조 대표가 취임한 이후 신한자산운용의 ETF 시장점유율은 약진을 거듭해 왔다.
조재민 대표(사진)의 신한자산운용이 ETF 시장에서 약진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조 대표는 지난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월배당 ETF인 ‘SOL S&P500’으로 투심을 잡은 데 이어 ‘SOL 소부장(소재‧부품‧장비) ETF’ 시리즈 등을 내세우며 자금을 끌어모았다. ‘SOL AI 반도체 소부장’ ETF의 순자산은 지난 5월 4000억원을 넘겼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ETF 순자산총액(AUM) 규모 기준 신한자산운용의 점유율은 3년 전인 2021년 6월 18일 기준 0.94%에 불과했으나, 2023년 6월 16일 1.5%로 증가한 후 올해 6월 18일 기준 2.9%까지 늘어 3%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업계 내 ETF 후발주자에 속했던 신한자산운용은 ‘톱5’에 진입했다. AUM 규모 순으로 신한자산운용은 전체 운용사 중 삼성, 미래에셋, KB,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이어 5번째다. 2021년 운용업계 8위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매우 큰 성장세다.
ETF뿐 아니라 타깃 데이트 펀드(Target Date Fund, TDF) 시장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TDF는 지난해 디폴트옵션 제도가 도입되면서 시장 규모가 크게 팽창하고 있는 분야다.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 신한자산운용의 TDF 시장점유율은 미래에셋, 삼성, KB,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이어 5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운용사들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ETF 시장이 최근 신한자산운용 등 후발주자들의 약진으로 업계 분위기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투자자의 니즈(수요)를 꿰뚫는 조 대표의 통찰력이 수익 증대에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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