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T CEO가 지난달 10일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IEEE 마일스톤 수여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출처=SKT>
최근 SK그룹이 AI 중심 사업 재편을 추진하면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SK그룹의 ICT(정보통신기술)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대표가 AI 투자와 인재 확보를 이끌며 그룹 재편의 ‘키맨’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SK그룹, BBC→AAA로…최태원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해야”
19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선제적으로 AI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AI와 반도체 분야로 그룹 투자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 3∼4년간 그룹 투자 방향이 그린·환경·신재생에너지 등에 집중됐다면, 이를 AI와 반도체 분야로 튼 것이다.
특히 지난달 열린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는 그동안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위주였던 그룹의 전체 사업 방향이 이제는 ‘AAA(AI·AI·AI)’라고 할 정도로 AI와 관련된 얘기가 주로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과 연달아 면담하며 AI 기술 동향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며 AI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유영상 SKT CEO(왼쪽)와 마크 아담스 SGH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앨토스에서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SKT>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AI 밸류체인’ 전 영역서 광폭 투자
유영상 대표는 AI인프라·AIX(AI전환)·AI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나눈 ‘AI 피라미드 전략’을 내세우며 AI 혁신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T는 투자액 중 AI 관련 비중을 과거 5년(2019년~2023년) 12%에서 향후 5년간 33%로 확대하고, 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SKT가 지난해부터 AI 혁신 기업에 투자한 금액은 3억 달러(약 4140억원)를 훌쩍 웃돈다. 특히 ‘AI밸류체인’ 3대 영역인 AI반도체, AI인프라, AI서비스 모두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스마트 글로벌 홀딩스(SGH)’에 2억 달러(약 276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번 투자는 SKT의 AI 투자 중 최대 규모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SGH는 대규모 GPU 서버로 구성된 AI 클러스터를 설계·구축·운영하는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전문 기업이다.
이 외에도 SKT는 미국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1억 달러·약 1380억원),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라우드 기업 ‘람다’(2000만 달러·약 276억원), 생성형 AI 검색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1000만 달러·약 138억원)에도 투자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자사 AI반도체 계열사인 사피온코리아와 AI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 간 합병도 추진하고 있다. 실사와 주주동의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올 3분기 중으로 합병을 위한 본계약 체결을 마무리하고 연내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유영상 SKT 대표가 AI 피라미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SKT>
◆AI 인력 비중 40%로 확대…국내외 인재 확보 ‘총력’
유 대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AI 인재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SKT의 AI 인력은 지난해 1월 1545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30% 수준이었지만, 올해 4월 기준 2118명으로 전체 임직원의 40%까지 확대됐다.
최근에는 해외 AI 인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유 대표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SK AI 포럼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주요 경영진들과 현지 AI 분야 우수 인재들과 함께 AI 성장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해 9월에는 AI 글로벌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오픈AI와 공동으로 글로벌 AI 해커톤 ‘프롬프터 데이 서울 2023’을 개최해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 행사는 AI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글로벌 인재들을 발굴하기 위해 진행했다.
AI 분야 미래 인재를 발굴하는 육성 프로그램 ‘SKT AI 펠로우십’ 6기도 현재 진행 중이다. SKT가 글로벌 AI 컴퍼니 도약을 위해 AI기술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AI 펠로우십’ 6기에서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거대언어모델(LLM), 멀티모달 등 생성형 AI 중심의 연구 과제들을 기획했다.
유영상 SKT 대표는 “앞으로도 국내외 AI 플레이어들과 함께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며 “지속적인 과감한 도전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AI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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