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가 현실로”…K-방산, 美 진출 9부 능선 넘었다

LIG넥스원, 유도무기 ‘비궁’으로 FCT 시험평가 최종 통과  
KAI ‘TF-50’‧한화에어로 ‘아리온스멧’ 앞세워 시장 공략

지난 12일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항해 중인 천자봉함에서 LIG넥스원 관계자들이 미 텍스트론(Textron)사 무인수상정(CUSV)에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모듈을 장착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LIG넥스원>

국내 방산업계가 ‘꿈의 무대’로 불리는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LIG넥스원의 유도무기 비궁이 미국 현지 실사격 평가를 통과한데 이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미국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의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은 최근 미 국방부가 하와이 해역에서 실시한 해외비교시험(FCT) 최종 평가를 통과했다.

FCT는 미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이 가진 우수 기술을 평가해 미군이 추진하는 무기 개발·획득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국산 유도무기가 미 FCT를 통과한 건 비궁이 처음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미 FCT 100% 명중 기록을 세우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면서 “우리 군이 최전방에서 비궁을 실제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 신뢰도 제고에 결정적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이번 FCT 통과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수출 계약 체결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계약까지는 미 해군의 소요 제기 절차와 예산 확보, 계약 검증 등의 단계가 남아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비궁의 본격적인 수출 협상이 내년 이후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LIG넥스원은 미국 로봇업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인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현재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의 군사용 로봇개를 강화해 납품량을 늘릴 방침이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 “비궁은 미국 하와이에서 실시된 시험 발사에 성공해 하반기 수출 계약 가능성이 커졌다. 역사상 첫 미국 수출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면서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하는 계약은 이달 내 체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AI는 록히드마틴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개발 중인 FA-50 경공격기의 개량형 TF-50을 앞세워 미 해군 고등전술훈련기 도입 사업을 따낸다는 목표다. 내년 입찰 일정이 시작되는 해당 사업은 발주 물량이 220대 규모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미 육군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리온스멧은 이미 지난해 12월 하와이 미 해병대에서 실시된 FCT에 참여해 다양한 자율주행 기능과 운송 능력 등을 선보였다.

이처럼 방산업체들이 앞다퉈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선 이유는 전 세계 방산 수출 시장에서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에만 9160억달러(약 1260조원)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특히 2027년까지 세계 방산 4대 강국을 목표로 하는 한국 입장에선 미국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 수출에 성공하면 대규모 계약 수주가 가능하고 수출 경쟁력이 강화되는 등 상당한 의의를 갖는다는 평가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수출이 성사되면 미국의 동맹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무기체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방산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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