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벤츠·BMW와 함께 ‘독일 3사’로 불리던 아우디가 수입차 시장에서 위기에 직면했다. 판매량 감소와 서울 지역 서비스센터의 잇단 폐업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 정책을 둘러싼 아우디코리아와 국내 딜러사 간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오른 모양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의 공식 딜러사인 태안모터스는 지난 1일부로 아우디 영등포 서비스센터의 운영을 종료했다. 아우디 서초 서비스센터는 지난 1월 말 폐업했으며, 아우디 성수 서비스센터는 내년 상반기 문을 닫을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40개에 달했던 아우디 서비스센터는 이날 기준 34개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를 비롯한 경쟁 수입차 업체들이 서비스 네트워크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것과 대조된다.
아우디 서비스센터의 줄폐업과 관련해 한 딜러사 관계자는 “아우디 차량 소유자 중 일부는 서울 지역에서 AS를 신청할 경우 수리 기간 지연에 따른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우디코리아의 판매 실적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5월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코리아 신임 사장이 합류했지만, 수입차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아우디의 올해 1~8월 국내 판매량은 5534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4% 급감했다. 지난 8월 한 달간 신규등록 대수는 1010대를 기록해 BMW, 벤츠, 테슬라, 폭스바겐, 렉서스, 볼보에 이어 7위에 머물렀다.
아우디 서비스센터 축소와 판매량 감소는 아우디코리아의 판매 정책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 초 연간 판매 목표를 3만1950대로 정했다가 같은해 9월 2만1500대로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우디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1만7868대에 그쳤고, 1163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아우디 서비스센터는 물론 전시장 운영도 어려워졌다고 국내 딜러사들은 주장한다.
딜러사 관계자는 “아우디코리아가 지난해 무리한 차량 판매 목표를 설정해 과다한 할당량이 부과됐다”며 “영업 정책이 잘못된 탓에 딜러사들이 무리하게 할인 판매 경쟁을 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서비스센터 운영 종료는 해당 딜러사의 결정이며, 수리 지연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판매 목표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상호 협의에 따라 결정한다”며 “현재 일부 서비스센터의 종료는 각 딜러사의 결정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국 거점에 381개의 일반정비 워크베이를 운영 중”이라며 “이는 국내 운행 중인 아우디 차량 약 18만5000대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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