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고 중동에서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방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덕분이다. 실제 K-방산은 올해 역대급 실적을 내며 고공행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올해 방산 수출 목표로 잡은 200억달러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K-방산을 이끌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 4사의 중장기 전략과 수출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도전, 창의와 열정의 KAI DNA를 되살려 미래사업의 본격 추진과 이집트, 미국 등 대규모 수출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지는 기념비적인 한 해를 만들겠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회사의 성장세를 견인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KAI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호실적을 거두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군용 항공기 제조사로 K-방산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회사는 수출 기종 다변화와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오는 2050년까지 매출 40조원, 세계 7위권의 항공우주 전문회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대규모 수출을 퀀텀점프의 동력으로 삼아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치인 3조8193억원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2475억원으로 전년보다 74.8% 증가했다.
올해도 1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399억원, 480억원을 거둬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0.1%, 147.4% 늘었다. 2분기도 매출은 21.6% 증가한 8918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785.7% 증가한 743억원을 달성했다.
실적 성장세는 KAI의 다목적 전투기 ‘FA-50’의 수출 확대가 견인했다. FA-50은 2013년 필리핀 수출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폴란드 진출에 성공했다. KAI는 2022년 폴란드에 FA-50 48대 수출 계약을 맺은 뒤 지난해 말레이시아와 약 1조2000억원 규모로 FA-50 18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잔고도 확대됐다. KAI의 2분기 신규 수주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51.6% 상승한 2조8548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2분기 말 수주 잔고는 23조2591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매년 확대되고 있다. 2021년 27.7%에서 2022년 30.9%, 2023년 48.3%까지 늘었다.
하반기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KAI는 현재 우즈베키스탄과 FA-50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사업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와는 ‘수리온’을 두고 수주 계약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 국내에서 군용·경찰·해경·산림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수리온은 높은 품질을 앞세워 올해 첫 수출이 예상된다.
회사는 미국의 공군·해군 훈련기 도입 사업 수주를 준비 중이다. KAI는 록히드마틴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개발 중인 FA-50 경공격기의 개량형 TF-50을 앞세워 미국 해군 고등전술훈련기 도입 사업을 따낼 계획이다. 미국 수출에 성공할 경우 수출길이 전 세계적으로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시장 확대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AI는 이달 6일(현지시간)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 참가해 FA-50과 KF-21, 수리온 등 주력 기종들을 선보였다. 폴란드와 후속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한편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 전투기 교체 수요가 있는 주요 참가국의 핵심 관계자를 만나 신규 사업을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유럽에서 FA-50으로 시작된 국산항공기에 대한 관심이 KF-21 등 차세대 주력 기종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유럽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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