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요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을 불러 모아 “당면한 글로벌 경영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만큼 촉을 높이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하자”고 주문했다.
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글로벌 경영 환경 점검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SK수펙스) 의장, 유정준 SK아메리카스 대표 부회장, 서진우 SK 중국대외협력총괄 부회장,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주말에 깜짝 개최됐다. 최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중요하고 시의성이 있는 의제가 있을 경우, 주말 회의를 열어 경영진과 의견을 나누고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9월 일본 총리 선거, 11월 미국 대선 등 정치 이슈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 및 중국 경기 침체 장기화 등 지정학 리스크가 SK의 글로벌 사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사업 및 시장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 CEO들을 불러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AI(인공지능), 반도체, 에너지 솔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AI와 반도체 등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키워야 하는 우리의 과제는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일이다”며 “나부터 더 열심히 앞장서 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SK가 영위하는 AI, 반도체, 에너지 솔루션 사업 모두 국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만큼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사업 경쟁력 제고와 사업 생태계 확장에 더 힘쓰자”라고 당부했다.
비단 이뿐만 아니다. 최 회장은 미국 등에서 글로벌 빅테크 CEO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도출하는 등 AI·반도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경영 행보도 이어 가고 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4월과 6월 미국과 대만에서 엔비디아,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인텔, TSMC 등 빅테크 수장들을 잇따라 회동했다.
또 최 회장은 지난달까지 두 차례 SK하이닉스를 찾아 HBM(고대역폭메모리) 사업을 점검하는 등 현장 경영도 병행 중이다.
아울러 이달 3일엔 한국을 찾은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도 만났다. 최 회장은 SK그룹을 비롯한 한국 기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한·미 양국 경제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같은달 5일에는 국회에서 여야 대표들을 만나 AI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과 에너지·탄소 중립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지원과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오창영 기자 / dongl@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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