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출범 약 1년 만에 새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새 수장에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를 이끌고 있는 김희철 대표가 임명됐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오른팔로 통하는 김 대표가 회사의 연간 흑자 전환과 노사 갈등 봉합 등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주목된다.
10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10월 1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 대표에 대한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1964년생인 김 대표는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화학공학 석사를, 미국 워싱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김 대표는 1988년 그룹에 입사한 37년 차 ‘한화맨’으로 알려졌다. 2015년 한화토탈 출범 시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한화토탈의 안정화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후 한화종합화학, 한화큐셀, 한화에너지 등 에너지 분야 계열사 대표이사를 두루 역임했다.
이 같은 경력의 소유자이지만 한화오션 대표 자리는 녹록치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가 임기 초반부터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우선 회사의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저가 선박 수주 등으로 1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각각 3764억원, 130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 상반된다.
특히 한화오션은 지난해 조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연간 흑자에 실패했다. 당시 회사는 적자 폭을 대폭 줄였지만 1965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벌써 3년 연속 회사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김 대표는 남은 기간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올해 연간 흑자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 갈등도 당면 과제다. 한화오션 노사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 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RSU는 중장기 성과 평가를 통해 일정 기간 뒤에 주식 또는 현금을 주는 성과 보상 제도다.
노조는 기준 임금의 300%에 해당하는 RSU를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화가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직원들에게 매출 목표 달성과 무관하게 RSU 지급을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사측은 지난해 실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RSU 지급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조합원 임시총회에서 86%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시키고 합법적으로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달 거제사업장에서 총파업을 벌였고, 최근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 총파업에도 참여하며 집중 투쟁에 돌입했다.
문제는 노조의 파업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과 납기 지연 등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한화오션의 조선소 가동률은 100.7%에 달했다. 가동률이 100%를 넘어선 것은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에 김 대표는 안정적인 노사 관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사업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핵심 경영진을 재배치했다”면서 “김 대표는 그룹 내 에너지 밸류 체인 강화를 위한 글로벌 사업 확대,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해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도약을 추진 중인 한화오션의 성장과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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