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의 올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50% 넘게 증가하면서, 윤병운 대표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4연임을 했던 전임 대표에 이어 성공적으로 경영 기조를 계승, 자신만의 색깔로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을 돌파했다는 평가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7339억원, 당기순이익 57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만 보면 영업이익 1882억원, 당기순이익은 1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9%, 53%씩 늘어난 수준이다.
리테일 비중이 적지 않은 대형 증권사로서 하반기 국내증시 위축은 타격이 적지 않았다. 다만 줄어든 리테일 수익을 기업금융(IB) 부문의 성장으로 만회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의 3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과 금융상품 판매수익 등 리테일 관련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1218억원→1107억원)했다. 반면 IB 수익은 전년 동기(460억원)대비 증가한 103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채권발행(DCM), 주식발행(ECM) 등에서 회사채, 여전채, 유상증자, IPO 등 리그테이블에서 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했다”며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변동성 축소,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신규 수익원 발굴, 차별화된 IB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윤병운 대표의 IB 역량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올 3월 신규 취임한 윤 대표는 업계 내 대표적인 ‘IB통’으로 손꼽히는 전문가다. 특히 전임 대표와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하며 발을 맞춰온 만큼 그의 성장전략을 성공적으로 잘 승계했다는 평이 나온다.
1967년생인 윤 대표는 한국외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후 1993년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 입사했다. 30년 넘게 NH투자증권 한 곳에만 종사하며 역사를 함께해 온 ‘NH맨’이자, 평사원 출신으로 대표이사에 오른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NH투자증권에서 그는 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본부장, IB사업부 대표 등을 역임했다. 주로 IB부문에 종사하며 성과를 내 왔다. 2018년 NH투자증권 IB1 사업부 대표 부사장을 역임했고 2023년부터는 IB2 사업부 대표까지 아울렀다.
지난 2004년 LG디스플레이(당시 LG필립스LCD)의 국내 최초 한-미 동시 상장, 2006년 국내 최초 김치본드 발행 등이 그의 주도 하에 이뤄지며, 우리 자본시장의 글로벌화에 초석을 쌓았다.
또 일반기업(GI)팀장을 맡던 2010년경에는 다수의 주식연계증권(ELB) 딜을 성사시키며 이름을 알렸다. 이를 통해 국내 ECM 시장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알리고, 이를 통해 ELB 시장에서 NH투자증권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 상황이 비우호적이던 2008년 이후, 주요 기업의 BW 발행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NH투자증권의 IB 역량을 널리 알린 당사자기도 하다.
올 3월 NH투자증권 신임 대표로 취임하면서 시장에서는 IB 전문가인 그에 거는 기대가 컸다. 윤 대표는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에서 IB1사업부(정통 IB 담당)와 IB2사업부(대체투자) 체제를 유지하면서 각 사업부의 수장에는 자신과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내부 출신 인사를 선임했다.
그가 취임한 이후 2개 분기 동안 NH투자증권은 적지 않은 폭의 실적 성장세를 보여 왔다. 지난 2분기에는 1972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1827억원) 대비 7.9% 증가했으며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 동기(4676억원) 대비 23.3% 늘어난 5766억원으로 업계 최상위권을 선점했다.
윤 대표는 취임 당시 ‘영업맨’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저는 CEO임과 동시에 여러분(NH투자증권 직원들)의 곁에서 영업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며 “영업직원들의 고충을 경청하고 직접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최근 글로벌 시장으로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말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한 그는 동남아시아 최대 대체자산 거래소인 알타 익스체인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인도네시아 현지 운용사인 트리메가자산운용과 펀드판매 사업협약을 맺기도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